선관위의 ‘투표지 박스’ 임의 개함, 괜찮을까요?

[정병진 기자] 청양군선관위가 뚜렷한 법령 근거 없이 4.15 총선 투표지 보관 박스를 ‘임의 개함’한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일 전망이다. 선관위가 보관 중인 봉인 투표지 박스를 임의 개함한 건 지난 십 년 사이 알려진 사례만 이번까지 세 차례여서 재발 방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선관위의 임의 개함으로 선거 소송 무색해져

▲ 4.15 총선 당시 여수의 관외 사전투표함 ⓒ 정병진

청양군선관위는 시흥의 한 고물상에서 발견된 4.15 총선 사전 투표지 유출 경위를 확인하고자 지난 21일 보관 중인 관외 사전투표지 박스를 열어 실물 투표지 1778매를 확인했다.

그리하여 관외 사전 투표지 중 유효표(1751매) 중에서 문제의 훼손된 투표지와 일련번호가 동일한 실물 투표지를 찾아내 중앙선관위를 통해 해명 자료를 발표하였다.

이 자료에서 중앙선관위는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2020. 7. 21.(화) 청양군선관위는 정당추천위원 참관하에 관외사전투표지 확인결과 투표용지교부수와 투표수가 일치(1,778매)하였고, 유효표(1,751매)에서 언론 기사의 일련번호와 동일한 관외사전투표지 실물을 확인하였습니다.”

지난 4일 경기도 시흥의 한 고물상에서는 반으로 찢어진 4.15 총선 사전 투표용지가 발견됐다. 이 투표지는 한 시민단체가 중앙선관위에서 나온 트럭을 따라가 폐지 더미에서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선관위의 해명 자료를 보면, 유출 경위 파악을 위해 청양군선관위가 ‘정당추천위원 참관하에’ 보관 중이던 관외 사전투표지 박스를 개함하였다.

그래서 전체 실물 투표지의 일련번호를 낱낱이 확인해 훼손 투표용지와 동일한 투표지를 찾아냈음을 알 수 있다.

중앙선관위는 투표지의 청인, 관리관 도장, 일련번호 등을 두루 확인한 결과 문제의 훼손된 투표지는 “코로나19 확진자를 위해 설치된 특별사전투표소(경북 경주시 양남면제2사전투표소, 현대차 경주 연수원)에서 인쇄 중 훼손된 청양군선관위의 관외 사전투표용지”임을 확인하였다고 말한다.

이어 “사전투표가 끝난 뒤 선거관계 서류를 경주시선관위에 인수인계하는 과정에서 ‘훼손된 투표용지 등 투입봉투’가 누락돼 다른 물품과 함께 폐기되는 일이 빚어졌다”는 사실도 파악해 ‘관리 실수’의 ‘책임을 통감하며 송구하다’고 하였다.

그러나 중앙선관위의 해명과 사과로 이 문제가 봉합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고물상에서 발견된 투표용지의 유출 경위는 파악돼 다행이다. 하지만 그 확인 과정에서 청양군선관위는 ‘위원장의 결재’만으로 관외 사전투표지 보관 박스를 뚜렷한 법적 근거 없이 임의 개함하였다.

‘정당 추천위원 참관하에’ 봉인을 해제하고 투표지를 확인했으니 괜찮은 게 아니다.

선거법에 의하면 모든 투표지는 개표 종료 이후 투표지를 박스에 넣어 위원장 도장을 찍고 봉인해 당선인의 임기 중까지 보관하게 돼 있다(법 제186조). 일단 봉인이 된 상태의 투표지 박스는 구·시·군 위원회 위원장의 직권으로 임의 개함할 수 없다.

이 같은 ‘재검표’ 행위는 선거 소청과 소송(당선무효소송, 선거무효소송)으로 법원 명령에 의해서만 가능하게 돼 있다. 그러기에 선거 후보자나 선거인이 선거 결과에 의구심이 있거나 불복하는 경우 법원에 절차를 밟아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다.

하지만 청양군선관위는 법원의 ‘재검표’ 결정이 난 게 아닌데도 위원장의 결재만으로 투표지 보관 박스의 봉인을 해제하였다. 그런 뒤 관외 사전투표지 전량을 확인함으로써 사실상 재검표 행위를 하였다.

이에 대해 중앙선관위 공보과의 한 주무관은 2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제도 개선과 지침 보완이 필요한 사항 같다”고 하였다. 31일 또 다른 주무관은 “의혹제기가 있어서 위원장 내부 결재로 개함한 것”이라며 “해명 자료 이외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청양군선관위 관계자는 “중앙선관위와 충남도선관위까지 함께 논의해서 개함을 진행한 것”이라며, “공식 해명과 답변은 중앙선관위 공보과를 통해 들으라”는 말만을 되풀이하였다.

▲ 2020년 4.15 총선 여수 개표장 ⓒ 정병진

한편 전남 여수시선관위는 2013년 3월, “18대 대선 개표 결과 한 투표구에서 투표용지 교부수보다 1매가 더 나온 명확한 이유를 밝혀 달라” 취지의 정보공개 청구를 받았다. 그러자 “위원장 사인으로 봉인되어 보관 중이던 해당 투표구 투표지와 잔여투표용지를 위원장 결재로 개봉해 직원이 민원내용을 확인한 뒤 다시 봉인하여 보관”하였다. 그런 뒤 그 법적 근거를 공직선거법이 아닌 민원사무처리 규정의 정의(제2조)와 처리결과의 통지(제14조)를 들었다.

2016년 제20대 총선(4.13) 당시에는 경남 진주의 한 투표구 관내 사전투표 결과가 새누리당 몰표로 나왔다. 이에 한 지역 언론이 해당 지역 선거인 중 다른 당에 투표한 사람 몇 사람을 찾아내 보도하자 큰 파문이 일었다.

이에 진주선관위는 “위원회결정으로 정당 및 언론관계자 참관 아래 비례대표 관내 사전투표지 봉인을 해제해” 해당 투표구의 투표지에 대한 ‘재검표’를 실시하였다.

당시 선관위는 그 법적 근거를 ‘투표함의 개함 규정'(공직선거법 177조 제1항)을 들었다. 하지만 이는 ‘개표’ 개시 이후 절차에 따른 ‘개함’을 의미하는 것이지 개표가 종료돼 투표지 봉인이 끝난 이후 이루어지는 ‘재검표’의 ‘개함’을 뜻하는 건 아니다.

외려 공직선거법은 ‘투표함 등에 관한 죄'(제243조 제1항)에서 “법령에 의하지 아니하고 투표함을 열거나 투표함(빈 투표함을 포함한다)이나 투표함 안의 투표지를 취거·파괴·훼손·은닉 또는 탈취한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함으로써 투표함을 임의 개함하지 못 하게 한다.

개표완료 이후 ‘선거쟁송’에 따른 증거조사는 증거보전 절차를 거쳐 법원이 하게 돼 있다(법 제228조 증거조사).

선관위는 봉인 투표지 박스의 해제가 법원의 결정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매번 선거 이후 일각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일고 선거무효 소송이 제기되지만, 자체 결정으로 투표지 보관 박스를 열어 확인하지 않고 법원 결정을 기다린다. 이는 소송을 제기하는 후보자나 선거인도 다 마찬가지다.

그런데 청양군선관위는 단지 찢어진 투표지 한 장이 고물상에서 발견돼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됐다는 이유로 위원장 결재를 거쳐 투표지 보관박스를 임의 개함하였다.

이는 선관위가 필요하다면 위원회 결정만으로 보관 중인 투표지 박스를 필요하다면 언제든 열어 볼 수 있다는 오해를 낳기 충분하다.

이처럼 선관위 내부 결정만으로 투표지 보관 박스의 개함이 가능하다면 굳이 법원에 소송까지 해서 선거 결과를 다툴 이유조차 없어진다.

따라서 이번 청양군선관위의 관외 사전투표지 보관 박스 개함은 훼손된 투표지 한 장 유출 경위에 대한 해명에 도움은 되었을지 모르나, “선관위가 선거법을 수호하기보다는 스스로 무너뜨림으로써 소탐대실”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정병진 기자 naz77@hanmail.net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선관위, 청양군 사전투표용지 일련번호 의혹 제기에 대해 해명

선관위는 30일  지난 4.15 총선 사전투표 관련, 청양군 사전투표용지 일련번호가 이상하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 해명 안내했다.

선관위 해명은 일부 의혹 제기자가 ‘4월 11일 오전 10시 현재 청양군 사전투표자수가 6,260명인데, 4월 11일 오전 10시에 투표를 개시한 경주시 양남면제2사전투표소에서 발급된 (관외)사전투표용지의 일련번호가 5642로 나올 수 없다.’라고 주장해 이에 대한 해명이다.

당초 선관위는 특별사전투표소인 경주시 양남면제2사전투표소의 운영시간을 4월 1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로 공고하고 보도자료를 제공했다고 했다. 그러나 해당 생활치료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의 치료일정 등을 고려해 투표소 운영시간을 조정해 줄 것을 4월 8일 요청했다고 한다.

그래서 선관위는 사전투표소 운영시간을 변경하는 공고 후, 경주시 양남면제2사전투표소를 4월 11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였다. 해당 투표용지(청양군 사전투표용지 )는 4월 11일 오전 8시에서 오전 10시 사이에 발급된 것이다.

청양군 사전투표자수는 사전투표 1일 차(4월 10일) 마감 시  5,101명이었고, 2일 차 오전 10시에 누적 사전투표자수 6,260명이었다.

그러니 4월 11일 오전 10시에 투표를 개시한 경주시 양남면제2사전투표소에서 발급된 청양군 사전투표용지(일련번호 5642)라는 선관위 해명은 타당하다.

선관위는 30일 안내문을 통해 “앞으로 선거에 관한 사항을 문의해주시면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해 주겠다”며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해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이프레스 bkest1@gmail.com

선관위, ‘부여 투표용지가 고물상에서 나왔다’는 논란 해명

22일 중앙선관위는 “부여 투표용지가 중앙선관위 폐기물처리장소인 경기도 시흥시에 위치한 고물상에서 발견됐다”는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아래는 선관위가 밝힌 사전투표용지가 훼손 유출된 경위

아래

중앙선관위는 일부 언론 기사 등에서 “부여 투표용지가 중앙선관위 폐기물처리장소인 경기도 시흥시에 위치한 고물상에서 발견됐다”는 내용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알려드립니다.

사전투표용지의 청인과 사전투표관리관 도장 등을 확인한 결과 해당 투표용지는 부여군이 아닌 청양군 사전투표용지로 파악되었습니다.

1. 투표용지 발급 과정에 대하여

해당 사전투표용지는 코로나19 확진자를 위해 설치된 특별사전투표소(경북 경주시 양남면제2사전투표소, 현대차 경주 연수원)에서 인쇄 중 훼손된 사전투표용지로 파악되었으며 자세한 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선거인의 지역구 투표용지가 정상 출력되고 비례대표 투표용지 출력 도중 투표용지 걸림현상(jam)이 발생하여 인쇄가 중단되었으며, 투표용지발급기의 앞․뒤 커버를 열고 롤용지를 정렬하여 다시 작동하였을 때 비례대표 투표용지와 지역구 투표용지 각 1매가 재출력 되었습니다.

사전투표사무원은 선거인에게 새로 출력된 투표용지를 교부하겠다고 안내하고 참관인에게 이 사실을 고지하였으며,

처음 인쇄된 지역구 투표용지는 선거인이 보는 앞에서 찢은 후 ‘훼손된 투표용지 등 보관봉투’에 넣은 다음 투표마감 후 봉인하였습니다.

2. 투표용지의 유출과 관련하여

중앙선관위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선거인의 투표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생활치료센터에 4월 10일과 11일 8개의 특별사전투표소를 운영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사전투표소의 투표관리는 지방자치단체 직원 등이 담당하고, 사전투표록 등 선거관계서류는 관할 구·시·군선관위에 인계하지만,

특별사전투표소는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따른 인력 확보의 어려움과 구·시·군선관위의 선거일 투표관리 부담 등을 고려하여 중앙선관위 직원을 사전투표관리관 등으로 위촉하여 관리하는 한편,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투·개표 등 중요한 선거사무를 수행해야 할 구·시·군선관위와의 직접 접촉을 피하기 위하여 사전투표관리관 및 사무원은 선거장비와 사전투표록 등 선거관계서류를 차량에 싣고 중앙선관위에 복귀해서 비대면으로 차량을 인계한 후 바로 자가격리에 들어갔습니다.

중앙선관위는 인수한 차량에 실려 있던 선거장비와 사전투표록 등 선거관계서류 중 경주시선관위에 인계해야 할 사전투표록 등은 등기우편으로 송부하였으나, 이 과정에서 양남면제2사전투표소 ‘훼손된 투표용지 등 투입봉투’가 누락되었고, 이후 다른 물품과 섞여서 폐기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한편, 2020. 7. 21.(화) 청양군선관위는 정당추천위원 참관 하에 관외사전투표지 확인결과 투표용지교부수와 투표수가 일치(1,778매)하였고, 유효표(1,751매)에서 언론 기사의 일련번호와 동일한 관외사전투표지 실물을 확인하였습니다.

선거인의 사전투표는 정상적으로 처리되어 접수·개표된 것으로 확인되었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으로 인계·인수하는 과정에서 훼손된 사전투표용지의 관리에 실수가 있었습니다. 이에 따른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 여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려 매우 송구합니다.

앞으로 우리 위원회는 사전투표의 관리 및 선거관계서류의 보관에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한편, 선거절차사무를 전반적으로 점검하여 유사한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상 선관위 해명

참고: 선관위 해명자료

이프레스 bkest1@gmail.com

고물상에서 발견된 사전투표지는 경주에서 발급한 것, 선관위 유출 경로 조사중

[정병진 기자] 공명선거감시단(아래 ‘선거감시단’)이란 단체가 지난 4일 시흥의 한 야적장에서 발견하였다는 4.15 총선 사전투표지는 경주의 특별사전투표소에서 발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선관위는 이 투표지가 어떤 경로로 시흥의 고물상 야적장에서 나왔는지 그 정확한 경위를 현재 조사하는 중이다.

중앙일보는 시민단체 선거감시단이 지난 4일 시흥의 한 고물상 야적장에서 4.15 총선 사전 투표지 한 장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단체는 4.15 총선이 끝난 4월 말부터 중앙선관위 정문 근처에서 텐트를 치고 부정선거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 단체 회원 몇 사람은 지난 4일 오후 2시경, 중앙선관위에서 나온 한 트럭을 시흥의 한 고물상까지 따라갔다. 그들은 고물상 야적장에 버려진 파지 더미에서 4.15 총선 충남 공주, 부여, 청양지역 지역구 사전투표 용지 한 장을 발견해 그것을 구입해 가져왔다고 한다.

해당 투표용지 사진을 보면 투표지 절반이 찢겨 있고 “1.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2. 미래통합당 정진석 3. 민생당 전홍기 7. 국가혁명배당금당 이홍식 8. 무소속 김근태 9. 무소속 정연상” 등 후보자 이름이 인쇄돼 있다. 맨 위쪽 ‘국회의원선거투표’에 찍힌 청인을 확대해 보면 ‘청양군선거관리위원회’의 것이다.

QR코드 스캐너로 QR코드를 스캔해 보면 20200415000202440202441140005642라는 총 31자리 숫자가 적혀 있다.

중앙선관위의 설명에 의하면 이 숫자는 선거명(12자리), 선거구명(8자리), 관할선관위명(4자리), 일련번호(7자리)로 구성돼 있다. 이 같은 QR코드는 사전투표용지에 찍혀 있기에 문제의 투표용지가 청양군선관위의 지역구 국회의원 사전투표용지임을 알 수 있다.

QR코드 왼쪽에는 사전투표관리관 도장이 찍혀 있고 그 이름은 ‘김준오’이다. 중앙선관위 사무관 중에도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있기에 동일 인물인지 중앙선관위에 확인해 보았다. 중앙선관위 공보과의 한 관계자는 중앙선관위 직원인 김준오 사무관이 사전투표 관리관으로 일하며 찍은 도장이 맞다고 확인해 주었다.

보통 구·시·군 위원회의 투표관리관은 시청이나 구청, 군청 직원들이 하는 경우가 많다. 구·시·군 위원회 선관위 직원은 물론이고, 시·도선관위나 중앙선관위 직원이 투표관리관을 맡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여느 공직선거 때면 시·도선관위나 중앙선관위 직원들은 관리 감독을 하지 현장의 개표 사무원으로 투입되진 않는다. 더욱이 중앙선관위 사무관이 4.15총선 청양군 사전투표 투표관리관을 맡았다는 사실은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에 대해 중앙선관위 공보과 관계자는 “사전투표일인 지난 4월 10~11일 코로나19 확산이라는 비상 상황에서도 생활치료 시설에 입소해 격리 중인 확진자들의 투표권 보장을 위해 특별 사전투표소를 운영했다. 당시 김종오 사무관은 경주 현대자동차 수련원에 마련된 특별 사전투표소에서 투표관리관을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당시 전국에 산재한 특별 사전투표소에는 중앙과 시·도 선관위 직원들이 파견돼 선거 업무를 맡아 진행했다”라며 “구·시·군선관위 직원들은 자신들의 맡은 선거 업무만으로도 바빠, 중앙과 시·도 선관위 직원들이 불가피하게 특별 사전투표소 업무를 맡을 수밖에 없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 특별 사전투표소에 ‘정당 참관인들’은 투표소에 있었는지 묻자, 그는 “코로나19에 감염될까 봐 정당 참관인 중에 참관인을 신청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치료센터 의료진 중에서 참관인을 위촉하여 진행했다. 김종오 사무관이 근무한 경주의 현대자동차 수련원에서는 의료진 두 명이 참관인을 했다”고 말했다.

중앙선관위 설명을 종합하면 시흥의 한 고물상 야적장에서 나왔다는 ‘사전투표지’는 충남 청양군선관위의 사전투표용지이며, 경주 현대자동차 수련원에서 발급됐다. 당시 청양군 사람 중에 코로나19에 확진돼 경주의 이 수련원에 머물며 사전투표에 참여한 선거인 중 한 사람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 투표지가 어떻게 시흥의 한 고물상 야적장에서 찢어진 채 발견됐을까? 이에 대해서는 선관위가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기에 시간을 두고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다만 공직선거 개표 결과를 보면 교부한 투표용지보다 투표지가 덜 나오는 사례는 종종 벌어진다. 선거인이 투표지를 받고도 기표하지 않은 채 몰래 투표장 밖으로 갖고 나가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투표용지를 몰래 가지고 나간 사람에 대해서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엄한 처벌이 따른다(공직선거법 제249조). 그런데도 개표할 때면 이런 일은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번에 시흥의 한 고물상 야적장에서 발견됐다는 청양군 4.15 총선 사전투표 용지도 선거인이 기표하지 않고 몰래 밖으로 가지고 나온 투표지일 가능성이 있다. 그게 사실이고 해당 선거인이 누군지 파악 가능하다면 그에 대한 조사와 처벌이 불가피해 보인다.

정병진 기자 naz77@hanmail.net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4.15총선 개표 후 ‘빵 상자에 투표지 보관’, 부정선거 증거 될 수 없어

[정병진 기자] 서울 도봉구선관위가 4.15 총선 일부 투표지를 ‘빵 상자’에 보관한 사실을 두고 개표조작 의혹이 제기됐으나 사전투표율이 예상보다 높아 부족한 수량을 야식 빵 상자로 대체 활용했음이 드러났다.

중앙선관위는 “투표지 보관상자의 규격이나 모양이 법정사항은 아니지만 투표지 보관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향후) 이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가세연이 공개한 빵 상자에 담긴 투표지 박스. 투표함 증거 보전 신청 절차를 위해 이삿짐센터 차량에 실린 상태다. ⓒ 가세연 방송 화면 캡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아래 ‘가세연’)는 지난달 6일 “서울 도봉구선관위가 관내사전투표지를 삼립빵 상자에 보관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본래부터 삼립빵 박스인지 바꾼 건지 알 수 있느냐?”고 투표함 박스 바꿔치기 의혹을 제기했다.

가세연 강용석 소장은 “저희는 표를 건드리진 않았으리라고 생각했었는데 실제 검증해 보니 너무 이상하다”면서 “처음엔 정상적인 상자에 넣었다가 뜯어 가지고 표 다시 맞춰보고 나서 그 뜯은 상자는 표가 나서 다시 쓸 수 없으니 삼립빵 박스에 넣어 놓고 쓴 거라고 충분히 의심할 만하다”고 말했다.

가세연 등 일부 보수 유튜브 채널들은 도봉구선관위가 투표지를 빵 상자에 보관한 사실을 4.15 총선 사전 투·개표 조작 정황의 대표적 사례 중 하나로 손꼽으며 규탄 활동을 계속하는 중이다.

4.15 총선 투·개표 조작을 주장하며 투표함 증거보존 절차에 관여하는 박주현 변호사(청년변호사모임 대표)는 22일 유튜브 채널 김문수tv에 출연해 “‘사전투표 상자가 모자랐다. 사전투표율이 높았다’고 그러는데 모자랐으면 사전투표일과 본 투표일에 4~5일 간격이 있지 않느냐.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이게 도봉과 안산 단원에서 발견된 거였다. 그런데 거기는 26.9%라는 사전투표율 보다 낮았다”라고 주장했다.

‘빵 상자에 투표지 보관’, 예상 초과한 사전투표율로 부족분 발생…선관위, “향후 이런 사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

기자는 23일 사실 관계를 알아보고자 서울 도봉구선관위와 안산 단원구선관위에 해당 사항을 상세히 문의해 보았다.

도봉구선관위 선거계장은 “삼립빵 상자 21개를 투표지 보관 박스로 활용한 건 맞다. 1월경에 (필요한 투표함 보관 상자) 소요 수량을 파악했는데 당시는 사전투표율이 정확히 예측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사전투표지를 두 개 이상 박스에 나눠 담고 그러다 보니 박스가 (개표) 마지막 즈음에 좀 모자라게 됐다”고 하였다.

▲ 선관위가 사용하는 투표지 보관 상자 (2014년 6.4 지방선거 당시 여수 개표소에서 촬영) ⓒ 정병진

선거계장에게 “투표지 박스가 부족하면 구입해서 사용할 수도 있었을 텐데 특정 업체 박스를 사용한 이유는 뭔지” 묻자 그는 “특정 업체와 연관은 없다. 개표 후반부인 새벽(16일) 개표가 끝난 투표지를 정리하는 도중에 박스가 부족했던 거라 따로 구매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봉인 등의 절차는 규정대로 다 했다. 어떤 상자를 사용해야 된다는 건 규정에 정해져 있지 않아서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박주현 변호사의 앞서 언급과 달리 안산 단원구선관위는 삼립빵 상자를 투표지 박스로 사용한 사실이 없었다. 안산 상록구선관위를 착오한 거였다.

안산 상록구선관위 지도계장은 “4.15 총선에서 투표지 박스가 부족하진 않았다. 유튜버들이 공개한 저희 위원회의 삼립빵에 담긴 투표지 보관 상자 사진은 2017년 19대 대선 당시의 것이다. 19대 대선도 다 소송이 걸려 있어서 저희가 폐기를 못하고 창고에 다 같이 보관 중이다. 19대 대선 개표 때는 투표지 보관 상자를 위원회별로 제작해 사용했고 여유롭게 제작한다고 했는데 그때 저희 예상보다 사전투표율이 높았다. 그래서 관외 사전투표지 두 개만 야식을 담았던 삼립빵 상자를 활용해 담아 놓은 거다”고 말했다.

그에게 “안산 상록구선관위는 경기도선관위 소속이고 서울 도봉구선관위는 서울시선관위 소속이다. 투표지 보관 상자는 시·도 선관위가 제작해 배포했다. 그런데 그 부족 수량을 왜 똑같이 삼립빵 상자로 보충하였는지” 물어봤다.

지도계장은 “삼립의 정식 명칭은 SPC삼립이다. 저희가 샌드위치 이런 걸 손쉽게 야식으로 제공이 가능한 파리바게뜨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면 야식이 삼립 납품일 경우가 많다. 투표지 보관 박스가 부족하면 당장 눈에 보이는 박스를 사용하게 되는데 그래서 야식 박스를 쓰게 됐을 거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투표함 보관 상자에 대한 편람(공직선거절차사무편람)의 지침 내용을 묻자, “‘구·시·군위원회는 개표가 완료된 투표지를 선거별 또는 선거구별로 구분하여 투표지 관리 상자 등 견고한 용기에 넣어 봉쇄·봉함·봉인하여 투표함 창고 등에 적재한다’고 돼 있다”(793쪽)고 설명했다.

▲ ‘빵 상자에 투표지 부실 보관’ 의혹에 대한 중앙선관위 해명 자료 중 해당 사진 ⓒ 정병진

한편 중앙선관위는 지난달 28일 청사에서 언론인 대상으로 공개 개표시연회를 열면서 지금까지 제기된 여러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해명 자료를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빵 상자에 투표지 부실 보관’ 문제도 다룬다. 중앙선관위도 도봉구선관위나 상록구선관위처럼 “사전투표율이 예상보다 높아지면서 일부 선관위에서 예상한 수량을 초과하게 돼 부족분이 발생해 야식상자를 투표지보관상자로 대체 사용한 것”이라 해명했다.

다만 중앙선관위는 “투표지 보관상자의 규격이나 모양이 법정사항은 아니지만 투표지 보관의 중요도를 고려하여 상품의 상자 등을 대체하여 사용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선거물품을 철저하게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병진 기자 naz77@hanmail.net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선관위 개표, 2014년 이후 투표지분류기 해킹 위험 크게 줄었다

 

▲ 투표지분류기 4.15 총선 당시 여수 개표소의 투표지분류기 ⓒ 정병진

[정병진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개표에 사용하는 투표지분류기의 제어용PC에서 랜카드를 제거한 건 2014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처음 이루어졌음이 밝혀졌다.

4.15 총선 이후 일부 유명 보수 유튜버들이 ‘개표조작’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하는 가운데 선관위가 개표에 사용하는 ‘투표지분류기’의 해킹 가능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 4일,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4.15 총선 조작 논란, 미베인 보고서와 분류기’ 편에서는 중앙선관위가 지난달 28일 개표 시연회를 열었을 때 컴퓨터 사이버 보안전문가 김호광씨에게 ‘해킹의 위험이 있는지’ 살펴보게 의뢰하였다.

중앙선관위는 개표시연회에서 4.15 총선에 사용한 투표지분류기 제어용PC 노트북을 해체해 보여주었다.

그 과정을 살펴본 보안전문가 김호광씨는 “물리적 랜카드가 다 빠져 있어서 소프트웨어에서도 랜카드가 잡혀 있더라도 동작하지 않는다”며, “통신할 수 있는 모듈이 빠져 있어서 결론적으로 해킹이 불가능하다”는 소견을 내놓았다.

중앙선관위 선거2과 유훈옥 과장도 “저희가 이 (투표지분류기) 시스템을 도입할 때 제조사가 ○○전자 PC인데 이걸(투표지분류기)를 오프라인으로 운영하기 위해서 이거(투표지분류기)를 주문 제작할 당시에 무선랜카드를 제거하고 (납품하게 했다)”고 말한다.

<스포트라이트>는 투표지분류기 제어용PC 납품 업체인 ○○전자 관계자에게서 “‘무선 장치를 제거하고 납품해 달라’는 선관위 요청이 있었다”는 증언을 확보했고 당시 견적서로도 관련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 16일 MBC <PD수첩>도 4.15 총선 ‘[대해부]개표조작설’ 편에서 18대 대선 개표 당시 투표지분류기 해킹을 주장한 다큐 영화 <더 플랜> 내용이 현실 가능성 있는지 다뤘다.

<PD수첩>은 “(영화 <더 플랜>은) 조작 프로그램을 담은 외장하드를 투표지분류기 컴퓨터에 꽂아 개표조작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개표가 조작됐다는 실질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더 플랜> 주장을 검증 취재한 바 있는 <뉴스타파> 최기훈 기자가 투표지분류기의 해킹 가능성을 일축하는 내용의 인터뷰를 보여줬다.

여기서 최 기자는 “결국 이런 게 가능하기 위해서는 중앙에서 컨트롤해서 해킹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고 있는데 이(18대 대선) 당시에 여기 개표기에 연결됐던 노트북은 통신이 전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만약에 이게 가능했다면 통신이 가능했다는 증거가 어느 한 곳에서라도, 하나라도 나와야 된다. 그런데 하나도 나온 게 없다”고 말한다.

이 같은 주장은 사실일까? 선관위는 투표지분류기 제어용PC 노트북의 랜카드를 대체 언제부터 제거했을까?

18일, 중앙선관위 선거2과 ICT팀 한 관계자에게 “18대 대선 당시 투표지분류기 제어용PC 노트북에서 무선 인터넷이 가능할 수 있는 랜카드를 제거한 상태로 납품 받았는지” 문의해 보았다.

그는 “그때는 (랜카드가) 장착돼 있었다. 저희가 시모스(CMOS, 채널이 다른 모스 집적 회로를 짜맞추어 구성한 칩)에서 사용할 수 없게 그거를 막았다”고 하였다.

이 직원에게 “그러면 투표지분류기 제어용PC 노트북에서 선관위가 랜카드를 제거한 건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처음으로 한 거냐?”고 묻자, 그는 “그렇다”고 답했다.

▲ 무선 네트워크 장치 미사용 설정 / 제어용PC 노트북에서 무선 네트워크 장치 사용하지 않음을 설정하라는 중앙선관위의 지시 공문 ⓒ 정병진

당시 공급 업체에서 제어용PC 노트북을 납품받은 후에 선관위가 랜카드를 직접 제거한 걸로 아는데 맞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말씀하신 게 맞다”고 확인하였다.

선관위가 18대 대선 당시에 사용한 2006년, 2008년형 투표지분류기 제어용PC는 데스크톱이라 무선 네트워크 기능이 없었다. 다만 2010년형 제어용PC는 노트북 형태였는데 선관위는 시모스에서 무선 네트워크 기능 미사용으로 설정하도록 지시했다.

랜카드 자체를 제거하지는 않은 상태로 블루투스 네트워크와 무선 네트워크 연결 기능을 사용하지 않도록 시모스에서 설정한 거다.

▲ 제어용PC의 칩셋 제거 여부에 대한 선관위 회신(2014년) / 2014년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제어용PC 노트북의 칩셋을 제거하였는 여부를 알려달라는 민원에 대한 선관위의 회신 ⓒ 정병진

당시 전국 253곳 구·시·군 위원회 중 29곳에서는 투표지분류기 제어용PC가 부족하자 해당 지역의 여러 업체에서 81대의 노트북과 데스크톱 PC를 임차해 사용하였다. 이들 업체와 선관위가 맺은 ‘임차 계약서’를 살펴보아도 랜카드를 제거한 상태로 납품하라는 내용은 없다.

기자는 2014년 6.4 지방선거를 앞둔 4월 21일, “(투표지분류기) 제어용 PC가 무선랜과 완전히 분리되려면 관련 칩셋이 제거되어야 하는데 이의 제거 여부”를 알려달라고 선관위에 정보공개 청구했다.

당시 선관위는 회신에서 “투표지분류기 제어장치는 인터넷이나 외부통신망, 무선 LAN접속이 차단되어 운영되고 있어 해킹이나 정보유출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하였다.

이어 “쳅셋은 메인보드에 칩, 회로 등과 함께 통합되어 있어 이를 제거하는 경우 제어 장치의 정상적인 작동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제거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해킹을 우려하는 시민들의 문제제기가 계속되자 선관위는 선거 전 무선랜 카드를 직접 제거한 상태로 선거를 치렀다.  그 이후부터 선관위는 제어용PC 노트북의 납품 단계부터 수주 업체에 무선랜 카드를 제거한 상태로 공급하게 요구한다.

▲ 투표지분류기의 “실시간 전송 기능” 항목 / 2009년 투표지분류기 추가제작 제안요청서에 나오는 “실시간 전송 기능” 항목 ⓒ 정병진

지난 4.15 총선에 사용한 투표지분류기 제작 제안 요청서(2017. 8) 내용에도 “장치연결 포트 외 유·무선, 블루투스 등 외부 통신기능 제거”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해킹 위험을 원천 차단하는 조치를 취한 거다.

한편 선관위는 지난 2009년 9월 USB 방식의 투표지분류기 484대(2010년형)를 추가 제작했다.

당시 제안요청서를 살펴보면 “(아) 분류결과의 실시간 전송”이란 항목이 나온다. 그 내용에는 “분류결과를 인터넷 전용망을 통하여 중앙선관위 서버로 전송할 수 있어야 함. ※ 운용프로그램 납품시에는 전송기능이 있는 프로그램과 없는 프로그램을 각각 납품하여야 함”이라 돼 있다.

선관위는 투표지분류기를 2002년 처음 도입했다. 당시 투표지분류기 개발·활용계획 공문에도 “개표결과의 실시간 전송기능”이란 항목이 들어 있다.

그 내용은 “개표가 완료된 후보자별 득표수(미분류투표지 집계수 포함)는 투표지분류기와 연결된 제어용PC에서 개표소에 설치된 개표관리 전산보고용 PC로 LAN으로 연결하여 공중망 또는 정부고속통신망을 통하여 중앙위원회서버(DB)에 전송하는 기능을 제공하여야 함”이라 적혀 있다.

이는 2014년 이전까지만 해도 투표지분류기 제어용PC에 ‘실시간 전송 기능’이 들어 있었음을 보여준다.

다만 선관위는 2012년 18대 대선을 9일 앞둔 10일에 납품 업체 대표이사에게서 제안요청서에 나오는 ‘실시간 전송’ 항목의 기능은 “실제 사용하지 않는 불필요한 기능으로 귀 위원회 측의 요구에 의하여 기능을 구현하지 않았고, 따라서 전송기능이 구현된 프로그램은 납품하지 않았음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뒤늦게 받았다.

투표지분류기가 유·무선 인터넷망과 연결돼 해킹의 위험에 노출돼 있었음은 선관위의 투표지분류기 제작 제안요청서(2002년, 2009년) 내용에서 확인된다. 단 중앙선관위는 2009년 투표지분류기 추가 제작 제안서에 ‘실시간 전송 기능’ 항목은 ‘담당자의 착오에 의해 포함된 사항’이라며, “해당 관련 기능을 제외한 채 본 계약 및 제작 납품이 이루어졌다”(2013. 7. 29 민원회신)고 밝혔다.

▲ 투표지분류기 추가 제작 제안요청서 결재자들. ⓒ 정병진

선거과장 등 8명이 결재 서명한 공문서이고 제작비용만도 38억 7000만 원이 드는 사업 서류다. 더욱이 내용에 해킹 우려를 낳을 수 있는 항목이 들어 있음에도 ‘담당자의 착오에 의해 포함된 사항’이었다고 답변한 거다.

하지만 선관위는 해당 제안서의 기안자나 결재자들에 대해 어떠한 문책이나 징계를 한 바 없다.

“선거2과에 향후 제안 요청서 작성시 문안 작성 등 관련 업무 처리에 있어 더욱 신중을 기하도록 권고 조치하였다”고 밝힐 뿐이다(2014. 7. 18 민원회신). 이는 선관위가 투표지분류기의 ‘해킹 위험성’에 대해 상당 기간 안이하게 대처해왔음을 보여준다.

다행히 선관위는 2014년부터 투표지분류기 제어용PC에서 랜카드를 제거함으로써 해킹에 의한 개표조작 우려를 크게 줄였다. 지난 4.15총선 투표지분류기 해킹에 의한 개표조작 의혹에 대해 선관위가 제어용PC 노트북을 해체해 보여주며 ‘해킹이 불가능’함을 자신 있게 역설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병진 기자 naz77@hanmail.net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동면 관내사전투표 유령투표 아니다” 선관위 해명

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일부 유튜브 등이 4.15 총선 일부 관내사전투표소에서 “지역 인구수보다 투표자수가 더 많은 유령표가 발생하였다”는 내용과 관련해 해명 안내를 내놨다.

4.15총선 대해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는 ‘가로세로연구소 (소장 강용석) 등 보수 유튜버들은 “경기도 파주시을 선거구의 진동면 관내사전투표(지역구) 개표결과, 진동면 인구수 159명(20년 4월 기준, 파주시 인구통계) 보 투표자수(201명)*가 42명 더 많은 유령표가 발생하였다”라며,  그들 유튜브 방송을 통해 부정선거의혹제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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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선관위는 “사전투표는 별도의 신고절차 없이 자신의 주소지 밖에서도 투표할 수 있다. 선거인의 주소지 기준에 따라 관내선거인과 관외선거인으로 구분된다. 선거인이 자신의 주소지 구·시·군에서 사전투표를 하는 경우 모두 관내사전투표로 분류되며, 실제 사전투표를 한 읍·면·동의 관내사전투표자수에 포함된다. “라고 밝혔다.

그리고 “파주시 진동면 관내사전투표자수(114명)는 파주시을선거구 내 11개 읍·면·동지역 선거인 중 진동면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한 수치이며, 진동면이 주소지인 사전투표자의 수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파주시 진동면 개표결과 선거인수(201명)는 선거일 진동면투표소 선거인수에 관내사전투표자수를 합한 수치이다.”라고 해명했다.

선관위는 “전국적으로 인구수 대비 선거인수(관내사전투표자수 + 선거일 선거인수)가 많은 읍·면·동수는 48개”라고 안내했다.

일부 보수 유튜버들이 사실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은 체  4.15총선 선거조작의혹을 연일 키우고 있어 문제가 많다는 지적도 있다.

이완규 기자 bkest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