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상에서 발견된 사전투표지는 경주에서 발급한 것, 선관위 유출 경로 조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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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진 기자] 공명선거감시단(아래 ‘선거감시단’)이란 단체가 지난 4일 시흥의 한 야적장에서 발견하였다는 4.15 총선 사전투표지는 경주의 특별사전투표소에서 발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선관위는 이 투표지가 어떤 경로로 시흥의 고물상 야적장에서 나왔는지 그 정확한 경위를 현재 조사하는 중이다.

중앙일보는 시민단체 선거감시단이 지난 4일 시흥의 한 고물상 야적장에서 4.15 총선 사전 투표지 한 장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단체는 4.15 총선이 끝난 4월 말부터 중앙선관위 정문 근처에서 텐트를 치고 부정선거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 단체 회원 몇 사람은 지난 4일 오후 2시경, 중앙선관위에서 나온 한 트럭을 시흥의 한 고물상까지 따라갔다. 그들은 고물상 야적장에 버려진 파지 더미에서 4.15 총선 충남 공주, 부여, 청양지역 지역구 사전투표 용지 한 장을 발견해 그것을 구입해 가져왔다고 한다.

해당 투표용지 사진을 보면 투표지 절반이 찢겨 있고 “1.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2. 미래통합당 정진석 3. 민생당 전홍기 7. 국가혁명배당금당 이홍식 8. 무소속 김근태 9. 무소속 정연상” 등 후보자 이름이 인쇄돼 있다. 맨 위쪽 ‘국회의원선거투표’에 찍힌 청인을 확대해 보면 ‘청양군선거관리위원회’의 것이다.

QR코드 스캐너로 QR코드를 스캔해 보면 20200415000202440202441140005642라는 총 31자리 숫자가 적혀 있다.

중앙선관위의 설명에 의하면 이 숫자는 선거명(12자리), 선거구명(8자리), 관할선관위명(4자리), 일련번호(7자리)로 구성돼 있다. 이 같은 QR코드는 사전투표용지에 찍혀 있기에 문제의 투표용지가 청양군선관위의 지역구 국회의원 사전투표용지임을 알 수 있다.

QR코드 왼쪽에는 사전투표관리관 도장이 찍혀 있고 그 이름은 ‘김준오’이다. 중앙선관위 사무관 중에도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있기에 동일 인물인지 중앙선관위에 확인해 보았다. 중앙선관위 공보과의 한 관계자는 중앙선관위 직원인 김준오 사무관이 사전투표 관리관으로 일하며 찍은 도장이 맞다고 확인해 주었다.

보통 구·시·군 위원회의 투표관리관은 시청이나 구청, 군청 직원들이 하는 경우가 많다. 구·시·군 위원회 선관위 직원은 물론이고, 시·도선관위나 중앙선관위 직원이 투표관리관을 맡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여느 공직선거 때면 시·도선관위나 중앙선관위 직원들은 관리 감독을 하지 현장의 개표 사무원으로 투입되진 않는다. 더욱이 중앙선관위 사무관이 4.15총선 청양군 사전투표 투표관리관을 맡았다는 사실은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에 대해 중앙선관위 공보과 관계자는 “사전투표일인 지난 4월 10~11일 코로나19 확산이라는 비상 상황에서도 생활치료 시설에 입소해 격리 중인 확진자들의 투표권 보장을 위해 특별 사전투표소를 운영했다. 당시 김종오 사무관은 경주 현대자동차 수련원에 마련된 특별 사전투표소에서 투표관리관을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당시 전국에 산재한 특별 사전투표소에는 중앙과 시·도 선관위 직원들이 파견돼 선거 업무를 맡아 진행했다”라며 “구·시·군선관위 직원들은 자신들의 맡은 선거 업무만으로도 바빠, 중앙과 시·도 선관위 직원들이 불가피하게 특별 사전투표소 업무를 맡을 수밖에 없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 특별 사전투표소에 ‘정당 참관인들’은 투표소에 있었는지 묻자, 그는 “코로나19에 감염될까 봐 정당 참관인 중에 참관인을 신청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치료센터 의료진 중에서 참관인을 위촉하여 진행했다. 김종오 사무관이 근무한 경주의 현대자동차 수련원에서는 의료진 두 명이 참관인을 했다”고 말했다.

중앙선관위 설명을 종합하면 시흥의 한 고물상 야적장에서 나왔다는 ‘사전투표지’는 충남 청양군선관위의 사전투표용지이며, 경주 현대자동차 수련원에서 발급됐다. 당시 청양군 사람 중에 코로나19에 확진돼 경주의 이 수련원에 머물며 사전투표에 참여한 선거인 중 한 사람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 투표지가 어떻게 시흥의 한 고물상 야적장에서 찢어진 채 발견됐을까? 이에 대해서는 선관위가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기에 시간을 두고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다만 공직선거 개표 결과를 보면 교부한 투표용지보다 투표지가 덜 나오는 사례는 종종 벌어진다. 선거인이 투표지를 받고도 기표하지 않은 채 몰래 투표장 밖으로 갖고 나가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투표용지를 몰래 가지고 나간 사람에 대해서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엄한 처벌이 따른다(공직선거법 제249조). 그런데도 개표할 때면 이런 일은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번에 시흥의 한 고물상 야적장에서 발견됐다는 청양군 4.15 총선 사전투표 용지도 선거인이 기표하지 않고 몰래 밖으로 가지고 나온 투표지일 가능성이 있다. 그게 사실이고 해당 선거인이 누군지 파악 가능하다면 그에 대한 조사와 처벌이 불가피해 보인다.

정병진 기자 naz77@hanmail.net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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