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보호시설 수용자의 인터넷 사용은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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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 권고 수용해 PC 설치했으나 이용 실적은 극히 저조

법무부 화성 외국인보호소, 청주 외국인보호소, 여수 출입국외국인사무소가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보호 외국인의 인권 증진을 위해 보호 외국인 전용 인터넷 PC를 설치했으나 올해 상반기 이용실적이 전무하거나 극히 미미한 사실이 정보공개로 드러났다.

이들 외국인 보호시설이 “외국인 보호시설 보호 외국인이 본국 가족과 원활한 소통을 위한 인터넷 사용 확대 방안을 마련하라”는 국가인권위 권고와 법무부의 개선 계획 지시를 받고도 적극적인 개선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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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부의 지시 공문 / 국가인권위 권고에 따른 외국인 보호시설 개선계획 제출하라는 법무부의 지시 공문
ⓒ 정병진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3월 말 구금적 형태의 외국인 보호소를 인권 친화적으로 개선하도록 법무부 장관에게 권고하였다고 밝혔다. 외국인보호소가 교정과 구금시설이 아님에도 보호 외국인 수용 거실 및 특별계호실을 쇠창살로 두르고, 충분한 운동시간을 보장하지 않으며, 인터넷 사용조차 할 수 없어 본국 가족과 소통이 어렵다는 데 따른 시정 권고였다.

이에 법무부는 지난 4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인권위의 권고를 전면 수용해, 올해까지 환자·임산부·노약자 등을 위한 특별보호방에 쇠창살을 먼저 없애고 각 보호시설에 보호 외국인 전용 인터넷 PC를 5~9대까지 확보하겠으며 보호 외국인의 운동시간도 더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실제로 법무부는 지난 5월 18일 “국가인권위 권고에 따른 외국인 보호시설 개선계획 제출 지시” 공문을 화성, 청주, 여수의 외국인 보호시설에 보냈다.

이 공문에서 법무부는 국가인권위원회 개선 권고 중 “쇠창살 등 구금적 형태의 수용 거실 개선 및 인터넷 사용 확대 마련을 위한 계획”을 6월 1일까지 제출하라고 지시한다.

구체적으로 특별보호실 1실(여수사무소의 경우 여자보호실 1실)의 쇠창살을 폴리카보네이트 등 투명 재질로 대체해 보호 외국인의 심리적 압박감을 완화하라고 하였으며, 보호 외국인이 신청하는 경우 동감 프로그램 운영 시간에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확보하고 (인터넷) 컴퓨터(기존 설치된 PC를 포함하여 화성 9대, 청주 및 여수 5대 확보)를 추가 설치하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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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외국인 보호시설의 보호 외국인 전용 PC 설치와 이용 현황 / 화성 외국인보호소, 청주 외국인보호소, 여수 출입국외국인사무소의 보호 외국인 전용 인터넷 PC 설치와 이용 실적 현황
ⓒ 정병진

기자는 법무부의 지시 공문에 따라 국내 외국인 보호시설(화성, 청주, 여수)이 보호 외국인 전용 인터넷 PC를 어디에 설치하였고 그 이용 규칙과 실적은 어떠한지 알아보고자 정보공개청구를 하였다.

이 정보공개청구 회신에서 화성 외국인보호소는 현재 보호 외국인 전용 인터넷 PC를 총 3대를 설치하였고, 2018.1.1~7·14 기간 총 4건이 있다고 하였다. 청주 외국인보호소는 보호동 내 인권상담실(1층)에 1대의 인터넷 PC를 설치 운영하는 중이며 같은 기간 총 11회 이용 실적이 있다고 밝혔고, 여수 외국인보호시설은 현재 변호사 접견실 내에 1대의 인터넷 PC를 설치하였고 2018.1.1~7·14 기간 이용실적이 없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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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 외국인보호소의 보호 외국인 전용 PC / 경기도 화성 외국인보호소가 설치한 보호 외국인 전용 인터넷 PC
ⓒ 정병진

이처럼 국내 주요 외국인 보호시설(화성, 청주, 여수)은 국가인권위의 권고와 법무부 지시에 따라 보호 외국인 전용 PC를 설치하였고 하반기에 몇 대(화성 6대, 청주 5대, 여수 5대)의 PC를 더 추가할 계획이다.

하반기에 보호 외국인 전용 인터넷 PC를 추가로 설치해도 각 보호소의 수용 인원(화성 500명, 청주 200명, 여수 100명 남짓 상시 수용)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라는 실정이다.

더욱이 보호 외국인 전용 인터넷 PC를 인권상담실, 고충상담실, 변호사 접견실 등에 해당 PC를 설치함으로써 보호 외국인의 접근이 용이치 않고 각 보호동에 인터넷 PC로 이메일을 송수신할 수 있다는 안내문조차 없어 이용 실적이 전혀 없거나 극히 저조한 실정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그런 지적에 대해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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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 출입국외국인사무소 내 보호 외국인 전용 PC / 여수 출입국외국인사무소가 변호사 접견실에 설치한 보호 외국인 전용 인터넷PC
ⓒ 정병진

한편 현행 외국인보호규칙(제36조 전화 및 전보)은 “보호 외국인은 다른 사람과 전화통화를 하거나 전보를 보낼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 규정에 근거해 각 외국인 보호실에는 공중전화기가 설치돼 있어 보호 외국인이 전화카드를 구매해 전화할 수는 있지만, 외부인이 보호 외국인에게 직접 전화를 걸 수는 없다.

대한변협 난민법률지원위원회는 2015년 펴낸 ‘외국인보호소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에서 “외국인보호규칙 제36조의 ‘전보’ 규정은 시대착오적”이라며 “인터넷과 관련된 규정이 신설되어서 보호 외국인이 자유롭게 인터넷을 통하여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라 지적한 바 있다.

 

정병진 기자 / naz77@hanmail.net

덧붙이는 글 | <여수넷통>과 <오마이뉴스>에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