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가사리 여름 들녘, 백로 찾아와 진풍경

전남도 ‘친환경 농업 사업’ 정착, 생물 다양성 회복 효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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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떼 무리 지어 날아가는 백로 떼 ⓒ 정병진

전남 여수 관기 뜰 곳곳에 백로들이 찾아와 한 폭의 동양화 같은 멋진 여름 풍경을 낳고 있다. 친환경 농업 단지들이 들어선 뒤 백로들뿐 아니라 그동안 사라졌던 개구리, 우렁이, 잠자리 같은 여러 생물의 개체 수가 날로 늘어나는 중이다.

전남도가 의욕적으로 펼치는 친환경 농업 단지 사업이 농가 소득 증대는 물론, 자연스레 생태계를 복원해 생물 다양성을 늘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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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이 사냥 중인 백로 ⓒ 정병진

여수 가사마을 앞 들판에 새하얀 백로 수십 여 마리가 매일 날아와 우렁이나 개구리 같은 먹잇감을 사냥하는 중이다. 무리를 지어 있기도 하고 한 마리씩 외따로 행동하기도 한다. 아직 사람이 낯설고 두려운지 20~30m만 가까이 다가가도 금세 감지하고 날아올라 멀찌감치 달아난다. 날면서 ‘타라라라라, 타라라라라’ 소릴 낸다.

백로와 왜가리 같은 새는 대표적 환경 지표종이라 농약으로 오염된 들판은 거리를 둔다. 반면 여수시 친환경 농업 관계자에 따르면, 친환경 농업 단지가 조성된 들판에서는 백로 같은 새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친환경 농업 단지 조성 사업 시행 이전에는 지금처럼 관기 뜰에도 백로 떼가 날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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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렁이 / 논에 보이는 우렁이 ⓒ 정병진

전남도 농림축산식품국 친환경농업과의 한 직원에 의하면, 전남도의 친환경 인증 농업 단지 면적은 2016년 3만 7천 4백 12ha에서 지난해에는 4만2633ha로 전년 대비 5221ha 늘어났다.

전국의 친환경 농업 면적 규모 8만910ha 중에 전남은 53%(4만2534ha)의 면적을 차지한다. 다른 도에 비해 전남의 친환경 농업 단지 규모가 큰 까닭에 대해 묻자, 이 관계자는 “전남은 다른 도가 일반 농업을 할 때인 2005년부터 가장 먼저 친환경 농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지속 가능한 친환경 농업만이 일반 시장에서, 소비자의 트렌드에 맞춰서 살아날 수 있는 농업으로선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해서 전남도 자체적으로 먼저 친환경 농업을 시작했고, 나중에 ‘우리가 이처럼 하고 있으니 좀 도와달라’고 농림부에 요청해 도움을 받으면서 점차 이 사업이 전국적으로 확대된 것”이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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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 관기 뜰의 유기농 단지 ⓒ 정병진

그는 “2014년 친환경 농업 단지가 민간기관의 ‘현장 확인 소홀’ 등의 ‘부실한 인증’ 문제로 1/3가량 줄어드는 시행착오를 겪었으나, 농식품부가 인증 요건(인증기관의 자격 요건, 지원 요건, 교육 등) 개선해 지금 전남의 친환경 농업은 정착 · 확산 · 실천하는 단계”라 하였다. 또 “FTA 시대 농업이 살아남으려면 특성화해야 하고 무농약을 넘어 유기인증으로 고품질,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전남에서 가장 넓은 면적의 친환경 농업을 하는 곳은 해남으로 4800ha의 친환경 농업 단지가 있다. 영암(3360ha), 고흥(30000ha)이 그 뒤를 잇고 있으며, 관기 뜰 친환경 농업단지가 있는 여수는 662ha로 전남 전체의 친환경 농업 단지 면적(4만2633ha) 대비 1.56%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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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로 떼 / 논에 모여 앉은 백로 떼 ⓒ 정병진

한편 친환경 농업 단지 지원 사업에 참여하려는 농가는 친환경농법으로 1년간 농사를 짓고 해당 인증기관에서 인증서를 받아 그 서류를 지역 관공서 친환경 농업 담당 부서에 제출하면 그 면적에 따라서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지원 단가는 인증 기준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벼농사는 무농약, 유기 전환기, 유기농으로 단계가 나뉜다. 무농약은 헥타르당(3천 평) 70만 원, 유기전환기(유기농으로 가기 전 2년의 전환기 단계)에는 화학 비료 같은 걸 안 쓰는데, 유기전환기의 인증을 받으면 헥타르당 1백만 원, 유기농 인증을 받으면 헥타르당 120만 원의 보조금을 받는다.

채소류는 자재비가 더 비싼 관계로 무농약이면 1헥타르당 80만 원의 보조금 혜택이 있다. 벼농사 제초를 위해 친환경 농가가 논에 살포하는 우렁이는 구입비의 10%만 농가가 자부담하면 나머지 90%를 보조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