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장선거 관외 사전투표에서 ‘유령투표지’ 62매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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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한 용지보다 투표한 용지가 62매 더 많아…. 여수선관위 “지금으로선 원인 규명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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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령표 62매 나온 개표상황표 / 여수시장선거 여수시 가선거구 관외사전투표 개표상황표. 투표용지 교부수보다 투표수가 62매 더 나왔다.
ⓒ 정병진

6.13 지방선거 여수시장선거 관외 사전투표 개표 결과 투표용지 교부수보다 투표수가 62매 더 나와 그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을 낳고 있다.

또 비례대표 전라남도의원선거 여수시 관외 사전투표 개표에서는 교부한 투표용지 3711매보다 51매 적은 투표수 3660매가 나오기도 하였다. 이에 대해 여수시선관위 관계자는 “통상적이지 않은 일이라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개표를 완료한 뒤라 봉인 투표함을 열어 그 원인을 규명해 볼 수 없는 상황이다”고 하였다.

제7회 6.13 지방선거 여수시장선거 가선거구 관외사전투표 개표상황표를 살펴보면 투표용지 교부수가 2116매이고 투표수가 2178매, 투표용지교부수와 투표수의 차는 -62매로 돼 있다.

투표소에서 선거인에게 2116매의 투표용지를 교부했는데 개표를 해 보니 투표용지가 교부한 투표용지보다 62매 더 많은 2178매가 나온 결과다.

드물지만 개표 도중에 투표용지 교부수보다 투표수가 1~10매가량 더 나오는 일은 종종 벌어진다. 하지만 한 투표구에서 이처럼 수십 매의 투표용지가 무더기로 더 나온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62장 늘어난 투표수…. 여수선관위 “통상적이진 않은 일, 원인 규명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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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찢어진 개표상황표 / 여수시장선거 여수시 가선거구 관외사전투표 개표상황표가 찢어져 있다. 이 투표구에서는 투표용지교부수보다 투표자 수가 62매 더 많이 나왔다.
ⓒ 정병진

시민 A 씨는, 새벽 3시경, 여수시장선거 여수시 가선거구 관외사전투표 개표 때 투표용지 교부수보다 투표수가 62매 더 나온 사실을 눈여겨보았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처음에 이 투표구의 투표지를 분류한 투표지분류기운영의 개표사무원은 투표용지 교부수보다 투표수가 62매 더 나오자 출력한 개표상황표를 찢더니 그걸 바닥에 버리고 다시 출력하였다.

그래서 A 씨는 해당 부스의 책임사무원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버려진 개표상황표를 주워 조각을 맞춰 내용을 살펴보았다.

여수시선관위가 공개한 해당 투표구의 개표상황표와 찢어진 개표상황표의 후보자별 득표수를 대조하면 분류된 투표지와 재확인 대상 투표지 확인결과에서 권세도 후보와 권오봉 후보의 득표수가 5~6매 차이가 났지만 최종 득표수 집계에서 두 후보 득표수가 달라지지는 않았다.

재확인 대상 투표지가 1매 늘어났고 투표지분류기와 책임사무원 이름, 분류시각 등이 바뀌었을 뿐 투표용지 교부수보다 62매 더 많은 투표수가 나왔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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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표지분류기 / 투표지분류기로 투표지를 분류 작업하는 6.13 지방선거 여수시 개표장의 개표사무원들
ⓒ 정병진

이에 대해 여수시선관위 관계자는 “숨길 일도 아니고 후보자별 득표수를 억지로 고칠 생각도 전혀 없다. 투표용지 교부수보다 투표수가 62매 더 많이 나온 게 통상적이지 않다는 데 공감한다. 다만 개표가 완료돼 투표함을 봉인해 둔 상태라 당선무효 소송이나 선거무효소송 같은 선거 소청을 통하지 않고는 투표함을 함부로 열어 볼 수가 없기에 지금으로서는 원인 규명이 힘들다”고 하였다.

교부한 투표용지보다 투표수가 늘어난 경우, 선관위에서는 투표지에 찍힌 투표관리관 인영(도장 자국), 선거인명부, 투표록, 개표록, 잔여 투표용지, 현물 투표지, (사전투표의 경우) 투표지에 찍힌 큐알코드(이 코드에는 ‘일련번호, 선거명, 선거구명, 관할 선거관리위원회명’가 들어 있다), 일련번호지 같은 선거 관계 서류를 두루 면밀히 조사해 봐야 그 원인 규명을 할 수 있다. 여수위원회 금고에 보관 중인 ‘투표지 이미지 파일’을 통해 해당 투표구의 투표지 상태를 조사하는 방법도 있다.

“사라진 51표, 호주머니에 넣고 가져간 거로 추정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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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종표 51매 나온 개표상황표 / 비례대표 전남도의원선거 여수 다선거구 관외사전투표 개표상황표. 교부한 투표수 3,711매보다 투표수가 51매 적은 3,660매 나왔다.
ⓒ 정병진

비례대표 전라남도의회 의원선거 여수시 다선거구 관외사전투표 개표에서는 투표용지 교부수 3711매보다 투표수가 51매 적은 3660매가 나왔다.

이른바 교부한 투표지가 대거 사라진 ‘실종표 현상’이 발생한 거다. 교부한 투표지보다 개표 때 투표수가 1~10매가량 적게 나오는 현상은 드물지만, 이따금 발생한다.

선거인이 투표지를 교부 받고서 기표를 안 하고 그 투표지를 호주머니 같은 데 넣고 투표소를 퇴장한다든가, 투표지를 기표대에 둔 채 나가는 등의 행동으로 투표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선거인이 기표대에 투표지를 두고 간 경우에는 투표관리관이 그 투표지를 ‘공개된 투표지’로 분류, 매뉴얼에 따라 처리하게 돼 있다.

하지만 한 투표구에서 투표지가 무려 51매나 덜 나온 경우는 그 사례를 발견하기 힘들다. 다만 여러 선거를 동시에 치르는 지방선거에서 선거인이 교부받은 몇 장의 투표지만 기표하고 나머지 표들은 호주머니에 넣고 투표소를 나간다고 해도 투표사무원들이 그걸 알아차려 제지할 뾰족한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여수시선관위 관계자는 비례대표 관외 사전투표에서 51매의 표가 사라진 원인에 대해 “이론적으로 선거인이 교부 받은 투표지를 자기 호주머니에 넣고 가져갔다고밖에 볼 수 없다. 하지만 그것도 하나의 추정일 뿐, 정확한 원인을 알 수는 없다”고 하였다. 이어 “이처럼 표가 사라지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해서는 지방선거처럼 여러 선거를 동시에 치르느라 투표용지가 많은 선거에서는 한 투표지에 몇 가지 선거의 기표가 가능한 형태로 바꿈으로써 투표지가 유출되는 일을 막을 수 있지 않겠냐”는 의견을 말했다.

여수 지방선거 개표에서 다수의 유령표와 실종표가 발생한 사실이 드러남으로써 지방자치 발전과 ‘민주주의의 꽃’을 활짝 피우는 대신, 자칫 투·개표 부정 의혹과 논란에 휩싸이지 않을지 우려스러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