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실밭 변사체가 유병언 회장? 초동수사한 A 형사 인터뷰

2014년 6월 12일, 오전 9시경, 전남 순천 서면 학구리의 한 농부가 그의 매실 밭에서 변사체를 발견해 경찰서에 신고하였다. 이날 오전 사건 현장에는 비가 내리는 중이었다.

신고를 받고 서면 파출서, 순천경찰서 감식반과 강력반, 순천 서면 면장과 직원 등이 현장에 출동했다. 이들은 시신을 거두어 순천의 한 병원 영안실에 보내 부검과 유전자 감식을 요청하였다.

발견 당시 변사체는 백골이 드러날 정도 심하게 부패한 상태였고 신원 확인을 할 만한 신분증 같은 게 나오지 않았다.

전남지방경찰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유전자 감식을 의뢰한 지 39일 만인 7월 21일 저녁, 해당 변사체가 전 세모그룹 유병언 회장의 것과 유사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튿날 오전 순천경찰서 서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DNA와 지문 감식과 유류품 검토 등을 종합해 해당 변사체는 유병언 회장(73세)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하였다.

경찰은 도주한 유병언 회장을 검거하고자 역대 최고액인 5억의 현상금을 내걸고 육군 31사단, 39사단, 53사단과 평택 해군 2함대, 목포 해군 3함대까지 동원해 대대적인 검거작전을 폈다. 시·군· 구 임시 반장회의까지 소집하였고 토지 4천 500여 곳을 탐문하였으며 휴대전화만도 1천여 대를 추적했으나 끝내 검거에 실패했다.

그런데 유회장의 별장이 있는 순천 송치재에서 불과 약 600M 가량 떨어진 위치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유 회장으로 밝혀지자 부실한 초동 수사로 검거 인력 낭비를 했다는 비난이 일었다. 이에 따라 초동 수사를 담당한 검찰과 경찰 관계자들에 대한 징계가 이루어졌다.

경찰이 순천 학구리 매실 밭 변사체가 유병언 회장이라 밝힌 지 4년의 세월이 흘렀다. 하지만 경찰 발표대로 해당 변사체가 유병언 회장이 확실한지에 대한 논란은 아직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수사당국이 학구리 매실 밭 변사체가 유병언 회장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한 당일, 경찰 내부에서조차 “오랜 수사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유병언 회장일 리 없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을 낳은바 있다.

다음은 순천 서면 매실 밭 변사체 신고를 받고 출동해 초동 수사를 진행한 한 형사와 지난 1월 11일 오후 만나 나눈 일문일답을 간추린 내용이다.

IE002325468_STD
▲ 순천 학구리 매실 밭 박 노인이 변사체를 발견한 위치를 가리키고 있다. 지금은 매실 나무 대신 다른 걸 심은 상태다. ⓒ 정병진

– 2014년 7월 22일에 (학구리 변사체에 대한) 감식 결과가 나왔다.

의심스런 것이 한두 개가 아니다. 모든 것은 다 의혹이 있는 거다. 어떤 부분에 의혹을 가지신 건지 잘 모르겠는데, 더더구나 저는 더 그렇다.

그 전부터 수색도 다 했었고, (당시) 저도 강력 형사 20년 한 사람인데, 그 전부터도 엄청나게 힘들었다. 거의 잠을 못자고 날마다 수색 다니고 그랬었다. 어차피 우리나라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소를 능가할만한 다른 기관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저도 기가 막히더라.

– 그때 초동수사 현장에 나간 형사들은 대부분 이건 행려자다, 신고자도 그랬다던데?

그건 아니다. 변사자가 1년에 형사들이 한 팀에서 한 백 건 넘게 한다. 그중에 한 30%~40%는 그 정도 수준이 나간다. 똑같이 한다.

저희들이 뭐 사건 은폐를 한다든가(그런 건 없다), 은폐를 하려면 왜 내가 유전자 감식했겠나? 그 어려운 거를. 저도 현장 보면서 의문점이 많이 있지만. 그러니까 더 열심히 했고 유전자 감식도 했는데. 부검한다고 다 사인이 나오는 건 아니지 않는가?

-어떤 것이 제일 의문이 들었나?

장소 가보셨다니까 아시겠지만, 거기가 비탈이고 그렇다. 현장이 어땠냐면, 아침부터 비가 엄청나게 왔다. 그때 내가 운동화 신었는데, 발이 이렇게(15cm 가량) 푹푹 빠졌다.

최대한으로 수습을 할려고 했지만 들 것을 들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라도 안 놓치려고 비닐 큰 것을 사서 두 장 겹쳐서 뭉치로 잡아넣고 그렇게 들고 나왔다.

– 수사결과 발표를 보면 ‘스쿠알렌’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발견됐다.

스쿠알렌? 가방에서? 가방은 현장에서 못 보고 가방은 가지고 왔다. 우리가 제일 중요한 게 인적사항이니까 인적사항을 특정할만한 것이 가방에 있는지 먼저 확인하고 유류물이니까 그거 가지고 와서 검신할 때 봤다.

– 현장에서 안 보았나?

그 상황에서 볼 수가 없다. 인적사항이 특정할만한 것이 있는지 그 사체를 뒤져서 주머니를 확인을 해보니까 지갑 같은 게 없더라. 그래서 그 보자기 풀어가지고 주민등록증이나 신분증, 지갑 같은 게 있는지 보니까 없었다. 다시 싸서 가지고 내려왔다. 현장에서 어떻게 보겠나?

– 뒤늦게 발표할 때 스쿠알렌…

그것은 검신할 때. 완전히 행려환자가 가지고 다니는 그런 것이 많이 있더라. 느낌에. 그래서 그 다음날…

– 박씨(매실밭 주인, 변사체 신고자)는 “매실하고 맹감(청미래덩굴의 열매)이 있었다”고 말한다. 근데 그 얘기는 현재 없다.

다 사람들이 제일 처음에 생각하는 기억은 다를 거다. 저희들이 변사를 처리하는 이유가 뭔가? 형사들이 제일 처음에 사람 죽은 데를 왜 나가는가?

– 누가 죽였는지, 어떻게 죽었는지..

자살인지, 타살인지를 확인하려고 나가는 거다. 저는 솔직히 기억을 못하겠다. 저도 이거 수사 나름 열심히 했는데 징계를 받았다.

나는 뭘 잘못했는지 지금도 모르겠다. 근데 사람이 현장을 기억하는 사실은 다 틀리다. 나한테 그 보자기에 끼워진 지팡이를 안 갖고 왔다고 하였다. 내가 볼 때는 지팡이는 안 꽂혀 있었는데. 나보다 먼저 감식반이 갔었다. 근데 검찰에서 왜 지팡이 안 갖고 왔냐, 그거 유류물 아니냐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지팡이가 변사사건에 관련이 있냐, 그 지팡이 하나가 변사사건하고 관련이 있느냐, 이 사람 사인이 확인이 되느냐, 인적사항이 나오냐고 하였다. 그거와 똑같은 거다.

매실이 있었다? 그 안에 뭐가 있었는지, 그 안의 유류품이 유병언을 특정할만한 단서나 유병언의 주민등록증이 있었는데 우리가 발견 못하고 왔다면 문제가 있을 거다.

근데 그것이 유병언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그 사람의 사인을 밝힐만한 유류품이 안에가 있는 것을 보자기에서 다 갖고 와서 그것을 모 장소에서 검시하면서 확인을 했다. 제 기억에 열매는 없었다.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기록을 보면 유류품 작은 거 하나라도 다 넣는다.

– 서장님이 기자회견 할 때 매실하고 맹감은 빠졌다.

저도 언론 브리핑 들었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변사사건하고 관련이 있겠나? 아까 지팡이랑 같이. 그 지팡이 땜에 국회에서 국회의원들이 막 뭐라고 하더라.

-그건 본질적인 게 아니라는 건가?

그렇다.

-키도 차이가 난다고 들었다.

키는 그렇게 부패가…, 실화파라고 아시는가? 사람이 죽으면 가스가 차서 빵빵해 진다. 비를 맞거나 안 맞거나를 떠나서. 거인화 된다고 그러는데 땡땡 붓는다. 가스가 다 빠지면 미라화된다. 실화파까지도 넘어선 상태였다. 육안으로 뼈가 보일 정도였으니까.

– 그 정도 되면 보통은 며칠이나 걸리는가?

국과수에서 이야기 하지 않던가. (헛 웃음…) 저야. 국과수 말을 믿어야지( 헛 웃음..)

– 국과수 말은 놔두고, 형사님 경험에 비추어 말해 달라. 평소에 많이 보셨을 테니까.

국과수에서 당시 환경, 온도, 그런 거 갖고 실험하고 그랬다. 저는 작년 교육가서 그거 실험했던 사람하고 얘기를 했는데 공감되는 부분도 있고 아닐 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근데 (웃음) 그것을 박사들이 여러 가지 확률을 대입해 갖고 이야기한 것을 제가 뭐 말할 입장은 아니다.

-국과수, 물론 과학수사를 하니까 그런다 치고 근데 현장에서 초동수사를 하시는 형사들..

제가 봐서는 뭐 문제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보다 더 잘할 수 있었을까. 어느 누가 가도. (하하) 저만 현장에 갔던 건 아니고 저를 지휘하는 팀장이나 다른 직원도 있었다.

유전자 감식 보내 결과 기다리고 있었고 그런 과정 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뭐가 잘못됐다고 그런 것은…

– 그때 보고는 ‘행려자로 보인다’고…

아니다. 행려환자라고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고, 행려환자 변사처리 지침이 있다. 행려환자는 행정검시 해가지고 처리하는데 그렇게 안했잖은가.

정식 변사사건 처리하면서 부검하고 유전자 감식 올렸다. 아주 오래 전에는 행정검시 해 가지고 행려환자 처리하고 그런 게 있다. 그래갖고 가매장 하였다.

(이제)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무조건 그렇게 하면 안 된다. 행려환자 처리라는 건 없다. 행정검시라 해가지고 행려환자 처리 하는 법이 예전에 있었는데 90년대 초반에 없어졌을 거다.

– 동네 삼거리 마트 아주머니한테 들으니까 그분이 그때는 식당을 했었는데 자기 집 cctv를 동네, 길 비치는 cctv를 가져갔다고 하더라.

제가 가져간 게 아니고 그건 그 후에 된 걸로 알고 있다. 언론에 나고 그랬잖은가. 제가 다 이야기 해드릴 순 없지만 그 기록에 감식 결과가 있다. 그래서 정보공개 청구로 받아보긴 힘들 거다. 그건 영장이 붙어 있고. 감식이 됐으면 힘들 거다.

-내사결과 보고서를 작성하잖습니까? 최초…

내사결과 보고서가 아니라 변사사건 발생보고서다. 이 보고를 왜 하냐면 검찰청에 보고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신은 검사가 지휘해서 검사가 우리한테 이러 이렇게 해라할 때까지 검사 책임이다. 검사 지휘가 나올 때까지는 우리 의견을 낸다.

이러저러 해가지고 부검하고 유전자 감식하고 시신은 유전자 감식 나올 때까지 안치하고 있겠다고 의견을 달지 마는…검사 지휘하는 대로 따르는 거다. 우리가 임의로 할 수 있는 경우는 없다.

그런 걸 할 때 어떤 의혹이 있다면 검사가 가만있겠는가? 그 결과에서 만약 절차상 하자가 있다, 내가 수사하면서 뭐 하자가 있었다, 그러면 검사가 가만있겠냐는 말이다.

 

IE002325469_STD
▲ 고 김영한 비망록. 당시 7.30 재보궐 출사표를 던진 이정현 전 청와대홍보수석의 고충토로가 적혀 있다. ⓒ 정병진

– 고 김영한 민정수석이 비망록을 남겼다. 거기 보면 그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 했던 이정현 홍보수석이 그만두고 7.30 재보궐선거 출마를 했다. 근데 5월 말인가 그때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 ‘고충토로’라는 내용을 올렸고 그중 한 가지가 유병언을 빨리 찾아주라는 문구가 있다. 빨리 해결해 달라, 유병언 씨가 순천 어디에 은신했다고 알려져 있었던 시기니까 선거에 도움이 안 된다는 거다.

무슨 뜻인지 알겠다. 그렇게 생각될 수가 있겠다. 아, 그렇게…

-근데 정말 공교롭게도 7.30 재보궐선거인데 선거 직전인 7월 22일전에 유병언 (학구리의) 그 변사체가 유병언이라는 결론이 났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분원이 광주에 있다. 이것만 말씀드리겠다. 그분들은 엄청난 자존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저도 개인적으로 친분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장성에 부분원도 있다. 서울분원, 중부분원 동부분원, 서부분원. 박사들 그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논다? 기자님이 그건 잘 모르시는 말씀이다.

– 그런 사례가 있다. 강기훈 사건이라고..

유서대필? 기자님 잘 모르시니까 그런데 거기서 조작한다? 저는 좀 느낌이 틀린 것 같다. 그 사람들은 저 개인적 생각이지만 엄청난 자존심, 자존감 하나로…

– 형사들은 안 그런가?

우리보다 더, 자기들(국과수 직원들)은 법원의 판사들이 나오라고 해도 안 나간다. 무시한다고. 부검이니까 안 나간다 이거다. 판사들은 의사협회랑 엄청 로비스트들한테 당해서…안 나가요. 다들. 그렇게 조합을 하신다면…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다. 그냥, 의혹이니까. 하나의 …(하하)

-너무 비약인가?

이것이 국과수가 안 거치고 다른 결론을 얻었다면 몰라도 국과수가 있으면 그거 바꾸기는 힘들다.

(유전자)검사도 자기들은 감정을 한다, 안 한다, 분명히 이야기한다. 안 하는 건 아예 절대 안 받는다. 그들이 유전자를 조작한다? (하하) 거기서만 (유전자 감식을) 한다.

– 근데 변사체 입고 있는 옷이 겨울옷이었다. 내복도 입고 있었고.

내복 입었었나?

– 발표가 그렇게 됐다. 또 유병언은 술을 안 마신다고 하는데 술병도 발견됐다.

술병, 옛날 보혜 소주골드. 그거 나오도 나오지도 않는다. 유병언은 또 술 전혀 안 먹고. 저도 아들이 스포트라이트에서 얘기 한거 들었다. 근데 하여튼 (술병이) 있었다. 그 시신이 유병언 아니라면 징계가 취소되겠는가? (하하하)

– 그때 징계 먹은 분들 다 억울한 심정은 똑 같겠다.

징계 먹고 좋아할 사람 누가 있겠는가? 제가 더 열심히 해서 유병언이라고 밝혔어야 했는데 못했던 거다.

덧붙이는 글  <여수넷통뉴스>에도 싣습니다.

 

태그: 순천 학구리 매실 밭, 순천경찰서, 유병언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