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플랜 K, ‘노인 손 떨림’ 탓으로 돌리려는 뉴스타파와 선관위, 그걸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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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분류표 유형 -투표지분류기에서 미분류표로 빠지는 투표지 유형을 네 가지라 설명하는 뉴스타파의 한 장면- ⓒ 뉴스타파 화면 캡처

인터넷 대안언론 ‘뉴스타파’가 지난 7월 7일 방송한 ‘더플랜인가 노플랜인가…개표부정 의혹 집중 해부’에서 미분류표는 네 가지 형태의 표라 설명(16분 28초~20분:08초)하였으나, 실제로는 그 유형이 26가지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분류표에는 불분명하고 애매한 표만이 아니라 정상적인 표들도 있음도 확인되었다. 이는 영화 <더 플랜>을 둘러싼 ‘K값 논쟁’에서 ‘노인가설(노인 손떨림설)’을 허무는 단서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뉴스타파는 “분류표와 미분류표의 득표율은 같아야 한다”는 영화 <더 플랜>의 전제가 틀렸음을 말하고자 미분류표를 다음 네 가지 형태의 표라 설명한다.

① 잉크가 번져서 점 복자 확인이 어렵거나
② 경계선에 애매하게 걸치거나
③ 기표면이 덜 찍혔거나(60% 이하)
④ 정상 기표 외 인주가 묻었거나)

뉴스타파는 이런 네 가지 형태의 표가 실제로 미분류표로 빠지는 지 중앙선관위 도움을 얻어 투표지분류기로 시연하기도 한다. 또 19대 대선의 한 개표 현장에서 확인해 보니 “미분류표는 잉크가 진한 것이 많고, 중복 기표한 것, 잉크가 다소 흐리게 찍힌 것들이었다.”고 한다.

이어 “누가 이렇게 기표했는지 확인해 볼 방법은 없지만 짐작 되는 대목은 있다”며 “투표 참관을 하는데 한 80대 노인이 ‘기표가 제대로 안 된다’고 하여 선거관리하는 분들과 함께 확인해 보니 이상이 없었다”고 말하는 민주당측 한 참관인과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이로써 뉴스타파는 노인들의 불분명한 기표 행태가 많은 미분류표를 낳는다는 추정을 한다.

▲ 미분류코드 및 용어집 -<투표지분류기 운영 매뉴얼>에 나오는 미분류코드 및 용어집 ⓒ 정병진

하지만 <투표지분류기운영매뉴얼> ‘미분류 코드 및 용어집'(116쪽)을 살펴보면 ‘미분류표’가 되는 표의 형태는 무려 26가지에 이른다.

그 중에는 ‘0 인식실패,’ ’88 기타 인식오류’ ‘5 기표란 인식 오류’처럼 투표지분류기의 투표지 인식 오류와 실패로 미분류표로 처리되는 사례가 존재한다.

멀쩡한 표가 미분류표 다발에서 나온다는 사실은 19대 대선 당시 개표참관인이 촬영한 영상(미분류표 분류영상)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선관위는 매번 공직선거마다 미분류표가 다량으로 발생하자 이를 줄이고자 투표지분류기 제작 제안사업서에서 “정상적인 투표지의 경우 미분류표 발생이 0.1% 이내여야 한다”는 조건을 내건다.

지난 2002년 1월 19일자 중앙선관위의 공문 ‘투표지분류기 개발 활용계획’을 살펴보면 1쪽에 기술적 개발목표를 “미분류 투표지 비율(무효표 포함): 5% 이내”라고 적혀 있다.

2009년 9월 16일자 ‘투표지분류기 추가제작 제안요청서’ 5쪽에서는 “(나) 미분류투표지 발생률-정상기표(구분선상의 접선 없이 기표모양이 100% 현출된 기표)가 된 투표지의 경우 0.1% 이내이어야 함”이라고 돼 있다.

이어 “선거인의 기표형태에 따라 일부현출 및 중복기표 등의 투표지가 다수 발생하는 실제 선거환경에 있어서 미분류 최소화 방안(무효표 제외 평균 미분류율 3% 이내)을 제시하여야 함”이라 말한다.

2013년 3월 ‘투표지분류기 제작 제안요청서’ 37쪽에서도 “‘미분류투표지 발생률’: 정상기표(구분선상의 접선 없이 기표모양이 100% 현출된 기표)가 된 투표지의 경우 0.1% 이내이어야 함”이란 문구를 찾아 볼 수 있다.

또한 “실제 선거환경에 있어서 미분류 최소화 방안을 제시하여야 함. ※ 미분류 최소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 제시”라는 문구도 덧붙여 놓았다.

▲ 개표관리매뉴얼 미분류표 관련 문구 -개표 도중 미분류표 비율이 전반적으로 높게 나오면 인식센서와 인식 감도 조절을 하라는 선관위의 개표관리매뉴얼 문구 ⓒ 정병진

이 문서의 7쪽에는 ‘기능 성능 요구조건’의 [공통사항]에서 “유효투표지 미분류율 최소화 및 장시간 운영시에도 발열 등에 따른 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내구성 안전성 확보”라는 대목도 있다.

또 공직선거절차사무편람이나 개표관리매뉴얼에서도 미분류표가 지나치게 많이 발생하면 해당 기기를 점검하거나 교체하라는 지침을 준다. 이는 정상적인 투표지가 미분류표로 빠지는 사례가 적지 않음을 선관위 스스로 잘 알고 있음을 보여준다.

뉴스타파 ‘더플랜인가 노플랜인가…’에 등장하는 홍명조 사무관(전 중앙선관위 ICT팀장)에게 지난 7월 12일 “뉴스타파가 미분류표 유형을 네 가지라 하던데 그게 맞는지” 물어보았다.

홍 사무관은 “그 외에도 더 있는데 대표적인 것 같다. 그런 것들이. 핵심은 정규외 기표용구로 보기가 어렵거나 또는 어느 후보자란에 기표했는지가 애매하거나 애초 무효표 등을 말한다. 나타나는 현상은 여러 가지가 있다고 봐야겠죠”라고 말했다. 정상적인 표가 미분류표가 되는 사례들도 존재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부인하지 않았다.

결국 뉴스타파는 “미분류표는 주로 노인들의 불분명한 기표로 생겨나며 정상적인 표가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자, 미분류표를 단지 네 가지 형태의 잘못 기표한 표라고 설명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름이 밝혀졌다.

이로써 뉴스타파가 영화 <더 플랜>의 K값 가설이 틀렸음을 입증하고자 ‘노인가설’을 내세웠지만 그 근거가 흔들리게 되었다.

 

정병진 기자 / naz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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