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내년 6.13지방선거 개표 더 힘들어질 듯..개표 관련 공직선거법 개정’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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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4 지방선거 투표용지 모형. 7종

내년 6.13 제7회 지방선거 개표를 지금 방식으로 하면 큰 혼란이 예상된다. 선관위도 더 힘들게 됐다고 말한다. 국회가 개표 관련 공직선거법 개정을 빨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내년 지방선거 개표에 ‘투표지심사계수기’등 몇가지 절차가 추가돼 지난 2014년 개표 때보다 더 개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개표를 좀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건 없다고 한다. 12월경에 내년 지방선거 개표를 어떻게 할지를 담은 ‘공직선거 절차 사무편람’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기자는 지난 2014년 6월 4일 제6회 지방선거 개표소 개표 장면을 지켜본 일이 있다. 당시 개표 장면을 지켜보면서 참 어렵게 개표한다고 느꼈다. 개표소에서 일하는 선관위 직원, 개표사무원, 개표참관인 등, 개표하러 모인 인원들은 밤샘 개표를 하면서 모두 힘들어했다.

지방선거는 7 가지 선거 (▲시/도지사 ▲구/시/군의 장 ▲시/도 교육감 ▲시/도의원 ▲구/시/군의원 ▲비례대표 시/도의원 ▲비례대표 구/시/군의원)를 동시에 치르게 되는 만큼 개표를 해야 할 투표지 양도 엄청나다.

대통령선거 보다 약 7배 많은 투표지를 개표해야 한다. 그래서 지방선거 개표는 그다음 날 저녁때까지도  쉬지않고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번 기자가 개표 관람을 했던 인천 남구선관위 지역  6.4 지방선거 개표는 선거 다음 날인 6월 5일 오후 5시경에야 끝났다고 한다.

개표소에서 선관위 직원은 물론이고 개표사무원과 참관인 등, 이들의 고생은 이루 말로 다 할 수도 없었다. 후보자가 보낸 개표 참관인들은 개표를 시작하고 얼마 뒤, 당일 자정을 넘기면 대부분 귀가한다. 개표소에는 선관위 직원이나 개표사무원, 선거관리 위원 등이 남아 밤샘 개표를 계속한다. 그 다음 날도 연속해서 개표를 해야 한다. 여기서 후보 측 개표참관인도 없이 선관위와 개표사무원만으로 개표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지방선거 개표에 걸리는 시간을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대통령선거 개표에 6시간 정도는 걸린다고 했다면, 7개 지방선거면 6시간 x 7(종류 선거)= 42시간(약 이틀)은 쉬지 않고 개표를 해야 마칠 수 있다는 예정소요시간 계산이 된다 .

지방선거 개표라고 해서 빨리 끝내려고 개표 절차를 생략하거나 엉터리로 할 수는 없다. 공직선거법 개표절차에 따라서 철저히 개표해야 하기 때문이다. 개표를 절차대로 하지 않으면 그 이유로 선거소청을 거쳐 선거 소송으로도 갈 수도 있다. 무엇보다 공직 후보자의 당락을 결정짓는 선거의 개표이다 보니 한 표 한 표 소홀히 다루지 못한다.

지방선거의 경우 7개 선거 투표함을 개표소 한곳에 모으면 투표함은 천여 개 가까이 된다. 선거구별로 투표자 수가 약 20만 명이라고 하면, 7개 선거면 투표지가 140만 장이다. 그 많은 투표지를 짧은 시간 동안 개표를 해야 한다.

개표할 게 많다고 개표사무원 수를 대폭 늘리지도 못한다. 개표소별로 대선 때와 비슷한 인원으로, 대통령선거 때의 투표지보다 7배 많은 투표지를 개표해야 한다.

개표를 이렇게 한곳에 모아서 하지 말고 투표한 곳에서 바로 개표를 하면 한두 시간이면 충분히 끝낼 수도 있다.

실제로 우리 동네 신협 이사장, 부이사장과 이사를 선출하는 선거를 투표소 개표로 했는데, 그걸 참관했었다. (관련 기사)

이 신협 이사장 선거 투표수도 일반 공직선거의 한 개 투표구의 투표수와 비슷한 1500여 표였다. 투표한 곳에서 바로 개표를 해 보니 한두 시간도 안 걸려 끝났다. 개표 이후에도 개표가 잘못됐다며 이의 제기하는 후보자나 참관인은 없었다.

그렇게 투표한 곳에서 개표하면 투표함을 이동하지 않아도 되고, 개표소를 새로 만들 필요가 없다. 또 투표 관리하던 인원들이 개표를 바로 하므로 개표 인원도 추가로 필요하지 않다. 개표를 따로 하느라 드는 엄청난 국가 예산을 줄일 수 있다.

현행 공직선거 개표는 투표함을 개표소로 옮겨 하므로, 개표소에 투표함을 빨리 접수하려고 개표소 입구에서는  대혼잡이 벌어진다. 투표를 관리하던 인원은 투표함을 접수하는 거까지 업무이므로 투표함을 빨리 접수하고 돌아가려고 서로 경쟁한다. 투표관리인들이 개표소 주차장에 도착해서는 무거운 투표함을 들고 개표소 접수창구를 향해 내달린다.

투표한 곳에서 개표하면 금세 끝날 일인데도 선관위는 수백 곳 투표소 투표함을 한 곳의 개표소에 모아서 개표한다.

선관위에 투표한 곳에서 개표하면 지방선거 개표도 쉽게 할 수도 있을 텐데 왜 집중식 개표를 해 개표를 어렵게 하느냐고 물어보았다. 선관위는 국회가 공직선거법을 개정하지 않기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도 현행 집중식 개표를 해야 할 것이라고 한다. 투표한 곳에서 바로 개표하려면 공직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

투표한 곳에서 투표함을 옮기지 않고 개표를 하기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두 차례 국회 입법 발의가 됐다.

한 번은 지난 19대 국회 강동원 의원이 했고, 또 한 번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2017년 1월에 발의했다. 19대 강동원 의원 개정안은 19대 임기 내내 소위에서 잠자다 임기 만료로 폐기 됐다.
송영길 의원 등이 지난 1월 입법 발의한 개정안은 7월 행정안전위원 소위에 회부된 이후 소식이 잠잠하다.

국회의원들은 개표소 현장에 가 보지 않고 시키기만 해서 그런지 현행 방식으로 하는 개표의 문제와 어려움을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 지방선거 개표 사무를 국회의원들에게도 한번 시켜보면 좋겠다.

내년 지방선거 개표를 지금처럼 한 개표소에 모아 하면 대혼란은 불가피하게 벌어진다. 국회가 서둘러 투표한 곳에서 개표하도록 하루라도 빨리 공직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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