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회, 보수 노인의 눈높이…쇠락의 길로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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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6월 민주화 성지가 된 명동성당 모습

이제 아침이면 성당엘 가야 하는데, 갈지 말지 심드렁하다.

80년대는 가톨릭교회 성당이 민주화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 편에서 큰 기둥이 돼 주었다. 요즘은 어떤가? 성당 신자들은 거의 60~70대 노인들이다. 2~30대 젊은 이는 거의 안 보인다. 날이 갈수록 성당은 쇠락해 감을 느낀다.

왜 그럴까? 한국 천주교는 2009년 2월 16일 김수환 추기경 선종한 이후 급속히 몰락해 감을 느낀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추기경이 두 명이다. 한 분은 정진석 추기경(2006년 서임)이고 다른 한 분은 2014년에 임명된 염수정 추기경이다. 이 두 추기경이 한국 천주교의 제일 고위직이다.

먼저 정진석 추기경 하면 떠오는 게, 이명박이 4 대 강을 파헤치고 있을 때 정 추기경은 명동성당 재건축 공사에 신경을 쓰느라 이명박 폭정에는 관심이 없는 거 같았다. 염수정 추기경은 어떤가? 대부분 신자들 머릿속에 염수정 추기경이 뭐 하는지 모를 정도로 그의 존재감은 거의 없다고 본다.  염수정 추기경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희생자로  인해 온 국민이 슬퍼하고 있을 때 “세월호 유족들도 어느 선에서는 가족들도 양보를 해야 한다. 그래야 (정치권과) 뜻이 합해지니까”라는 말을 해 세월호 희생자 가족은 물론 국민들의 지탄을 받았다.

두 추기경의 인식이 이렇다 보니 각 지역 주교들도 이명박 박근혜 때 일어난 여러 시국 문제에 침묵하고 있었다. 제주도교구 강우일 주교가 가끔 시국 발언을 하지만 제주도는 귀양지였을 만큼 서울에서 멀리 떨어졌 있어 울리지 않고 사라진다.

2015년에는 전국 8개 교구청 별로 ‘사제 야구단’ 을 주교좌가 중심이 돼 창단하기도 했다. 주교좌를 중심으로 젊은 사제들이 야구팀을 꾸려 연습하고 지역 아마추어 팀과 경기도 하겠다는 의미로 출범했다. 야구팀 운영이라는 게 야구 장비 마련하고 훈련하려면 많은 돈과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주교나 사제들이 반짝이는 고가 야구 장비 챙겨들고 야구 연습하고 그럴 시간에 당시에 큰 문제였던 ‘세월호 문제 해결하라’라는 목소리를 내주길 바랐다. 그래서 전국 주교좌에 창단된 사제 야구팀을 취재한 일이 있다. 야구단의 규모며 누구를 중심으로 야구단이 운영되고, 또 연습은 어떻게 하는지 등등을 취재했다. 본격적으로 취재하는 걸 부담스럽게 여겼는지 그 후 사제 야구단이 흐지부지되는 거 같았다. 요즘엔 천주교 신부들로 구성된 사제 야구단이 야구 경기장을 빌려 대규모 친선 경기를 연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이렇다 보니 성당(본당) 신부에게도 존경심이 별로 안 생긴다. 신부들도 어째 점점 일반 직장 직장인처럼, 상사 눈치 보며 좋은 본당 가게 되면 축하받는 그런 모습이다.  주일 강론도 마음에 와 닫지 않는다. 그저 웅웅 귓전을 맴돌다 휑 빠져나가는 느낌이다. 미사 마치고 성당을 나서면 신부가 미사 때 뭔 소리를 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작년 10월부터 대한민국 적폐를 뒤집자고 든 촛불…. 나는 미사 때 성당 신부들이 시국에 대해 강론하는 걸 듣지 못했다. 물론 성당 신자 대부분이 노인들 보수층이라 이들과의 마찰을 피하고 싶어서인지 모르겠다. 사제가 강론으로 촛불이 정당하다거나 최순실 박근혜가 국정을 농단했다고, 그러면 안 된다고 목소리 높여 비판하는 걸 듣지 못했다. 천주교 신부들이 정권에 납짝 업드린 보신 기회주의자로 보였다.

지난 5월 9일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천주교 세례명 디모테오) 가 대통령에 당선됐어도 천주교는 크게 기뻐하는 표정이 아니었다.

성당 주임신부가 문재인 대통령 당선을 축하한다고, 그리고 그를 도와 민주주의를 잘 가꾸자는 등의 기본적인 이야기도 신자들에게 힘껏 이야기 하는 걸 보지 못했다. 그저 천주교 전국주교회의 성명 같은 걸 미사 시간에 한번 읽은 거로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관한 이야기는 끝인듯하다. 이후로는 다시 묵주기도 성모송 등,  천주교기도로 안식을 얻으려는 의식으로 돌아왔다. 아니, 세상 밖으로 나가지도 않았으니 그냥 그대로였다가 맞다.

염수정 추기경은 인천성모병원에서 일하다 해고된 간호사 노동조합 지부장에게 억대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작년 인천성모병원의 여성 노조 지부장의 탄압 문제로, 염수정 추기경이 병원이 손해를 입었다며 지부장 등  병원 측에 항의하던 수 명에 대해 5억 5천백만 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는데, 이 손배소송을 법원이 기각했다.한국천주교를 대표하는 추기경 이름으로 낸 소송을 인천지방법원의 한 판사가 기각 판결을 한 것이다. 한마디로 한국 천주교의 최고위 추기경이 쪽팔려 얼굴을 들 수 없는 수치를 당했는데,  그런데 천주교는 이를 부끄러워하는 거 같지가 않다.

한국 천주교회는 신자의 바탕이 되는 민중과 같이하지 않았을 때 망했다. 일본 강점기를 보면 천주교회는 일제에 저항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일제에 협력하며 신자들을 일제에 순종하도록 한 것으로 안다. 한국보다 더 일찍 천주교가 전파된 일본은 이제 거의 천주교가 사라질 지경이다.

이승만이나 박정희 때도 천주교회는 침묵했다. 독제에 순응했다. 1972년 박정희가 3선 유신개헌을 하고 긴급조치 등 탄압이 심해지자 일부 운동권이 성당으로 피신하면서 이들의 보호막이 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1987년 6.10 항쟁과 6.29까지 한국 천주교회는 민주화의 성지 투쟁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 당시에는 남미에서 해방신학이 퍼져, 엘살바도르 등 군부독재 국가에서는 주교, 사제가 정권과 맞서 싸우다 총탄에 희생되는 일도 많았다.

천주교가 민중과 함께 했을 때 천주교 신자는 급증했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자료에 보면 1980년대 한국 교회는 연평균 신자 증가율이 7.5%로 개신교나 전통 종교보다 2.1배 이상 높은 성장률을 보인다. 1984년 한국 교회의 신자 수는 모두 185만여 명에 이르고, 2000년에는 400만, 2015년에는 560만 명에 이른다. 그러나 이 숫자에 냉담신자는 늘고 신자 증가율을 매년 떨어지는 현상을 보인다.

한국천주교회가 사회에 대해 바른 소리를 안 한다.

요즘 사드 문제로 온 나라 국민이 근심하고 있어도 천주교는 조용하다. 이 문제를 외면한다. 이럴 때 한국 천주교회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염수정 추기경이나 정진철 추기경이 성주를 방문해 사드 반대 목소리를 한 번이라도 내 주면 좋으련만, 이들은 결코 그런 일을 하지 않는다. 두 추기경이 세월호 수습 현장이나 녹조 덩어리로 꽉 찬 4 대 강을 찾아가 빨리 수습하라고 말하는 걸 듣고 싶은데 이들은 입을 꾹 닫고 있다.

이러니 각 본당 신부들이 신자들에게 시국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미사 시간에 강론할 것을 기대할 수 없다. 천주교 사제가 신자들에게 ‘이럴 때 우리 천주교인은 어떻게 사는 게 그리스도를 닮고 따르려는 천주교 신자의 자세인지, 그런 강론을 듣고 싶은데 신부는 엉뚱한 소리를 웅얼거린다.

가슴을 흔드는 사제의 강론을 듣고 싶은데, 성당에 가도 웅얼웅얼 귓가를 맴도는 소리만 한 시간 동안 듣다 보니 성당에 갈 마음이 안 생기고, 그냥 분심이 든다.

2013년 2월 28일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교황직(Papacy)에서 퇴위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신 앞에서 나의 야심을 거듭 성찰한 결과 고령으로 내 기력이 더는 교황직을 적절히 수행하는데 적합하지 않다는 확신이 들었다”라며 퇴위 결심의 배경을 설명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한국의 두 추기경은 하루라도 빨리 그 자리에서 내려오는 게 한국 천주교회를 위해서도 좋겠다. 추기경보다 위인 교황께서도 스스로 한계를 느껴 퇴위한 일도 있지 않은가. 두 추기경의 퇴위, 한국 천주교회가 적폐를 꺼내 털어내고 민중과 함께해야 천주교회가 산다. 그게 그리스도의 참된 가르침을 실천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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