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 당시 개표소에서 투표지 일련번호 뗀 일 발생

19대 대선 개표소. 투표지에서 떼어낸 삼각형 일련번호지가 파란색 통에 담겨있다.

지난 5월 9일 실시된 19대 대선 개표소에서 개표사무원이 개표 중에 투표지에서 뗀 일련번호지가 나왔다.

공직선거법은 투표지의 복사 또는 위조 방지를 위해 ‘투표용지에는 일련번호를 인쇄하고(제150조⑩), 선거인에게는 일련번호를 자르고 내준다(제157②)’라고 규정한다. 일련번호지가 붙어 있는 투표지가 개표할 때 나오면 안 되는 것이다.

기자는 지난 5월 9일 대선 개표참관인으로 참여해 개표 참관을 하던 중, 개표사무원이 투표지에 붙은 일련번호를 떼고 개표를 진행하는 것을 확인하고 해당 선관위에 이의를 제기했다.

기자가 일련번호지에 관해 이의 제기하기 전에는 개표사무원이 투표지에 붙은 일련번호를 떼어내고 개표를 진행하고 있었다. 현장에 있던 선관위 직원들도 “투표지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라며 그냥 넘기려고 했다.

당시 기자가 심사집계부 단계에서 확인한 투표지 일련번호지는 두 장이다. 인천 남구 주안 5동 제2투표소와 용현2동 제3 투표소에서 각 1매씩 나왔다.

개표절차는 투표지 정리부 – 투표지분류기 운영부- 심사집계부 순서로 진행하므로, 일련번호지는 심사집계부 전 단계인 투표지 분류기 운영부에서 떼었을 것이라고 선관위 직원은 말했다. 투표지분류기 운영부 개표사무원에게 누가 뗀 것이냐고 물어봤으나 대답하는 이는 없었다.

투표지가 든 투표함과 절취된 일련번호지는 따로 개표소에 반입하게 된다. 공직선거법은 표함을 개함한 후 선거관리위원장이 투표수를 계산해 투표록에 기재된 투표용지 교부 수와 대조해야 한다(177조 ②)고 규정하고 있으나, 현재는 개함 및 투표지 정리부 다음 단계인 투표지분류기 단계에서 투표수를 계산한다.

투표수 계산도 투표함에서 꺼낸 투표지 수와 그 투표지에서 떼어낸 일련번호지 매수로 맞춰보는 게 아닌, 투표록에 적힌 투표용지 교부수를 투표지분류기에 입력하고 투표지를 돌려 투표수를 계산한다. 이후 심사집계부와 위원검열 때 투표수를 확인하는 정도다.

투표할 때 위조 또는 복사를 방지할 목적으로 투표지에 일련번호를 인쇄하고, 투표할 때는 그 일련번호 부분을 떼어 따로 개표소에 반입하지만, 이 둘을 맞춰보는 절차가 없다. 그러니 이번처럼 일련번호지가 붙은 투표지가 개표소에 나오고 또 그걸 자르고 개표해도 문제로 삼지 않고 있다.

이번에 확인한 경우처럼 개표소에 반입된 투표지 두 장에는 일련번호지가 붙어있었으니 따로 반입한 일련번호지는 투표지보다 두 장이 적게 된다.

투표지 일련번호지에 대해 개표참관인으로서 이의제기하자, 인천 남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회의를 열었다. 이어 선거관리위원장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에 일련번호를 떼어내지 않은 것은 투표종사원의 실수 또는 잘못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투표의 효력에는 아무 영향이 없다”라며 “앞으로 투표사무원에 대해서 선거에 임할 때 같은 절차상의 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교육하겠다”라고 밝혔다.

투표소에서 투표지의 복사나 위조방지를 위한 목적으로 일련번호지를 떼고 투표하도록 했으나 개표소에서 일련번호지가 붙은 투표지가 나와도 투표의 효력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한다면 이는 잘못된 투·개표관리를 하는 것이다.

다음해에 치를 지방선거를 비롯해 앞으로 있게 될 공직선거의 투명한 선거관리를 위해서라도 투표지 일련번호지 관리와 투표수 계산에 대한 제도를 바로잡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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