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투표와 개표 과정, 살펴볼수록 한심하다.

Posted by

공직선거법상 종이 투표지를 사용하는 우리나라 국회의원 선거의 개표는 분명히 사람이 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투표소나 개표소 현장을 가보면 단계마다 컴퓨터가 달린 전산조직이나 기계장치를 도입해 개표를 진행하고 있다.

법적으로 이런 전산조직이나 기계장치들은 사람이 개표하는 걸 보조하는 수단(공직선거법 제178조 2항)으로써야 한다.

보조적 수단이라고 하면 ‘기계장치’는 사람이 개표하는 것을 좀 더 쉽게 하기 위함이지 그걸로 개표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기계장치에 넣어 돌린 투표지는 이후 사람이 재확인, 심사하는 과정을 거치도록 정의하고 있다.

과연 그런가?

개표 때 기계를 도입하는 목적은 신속하게 하기 위함인데, 그 기계를 써서 개표를 진행하고 또 이어 사람이 개표심사를 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으면, 기계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 그동안 여러 차례 개표에서 이 개표장치로 분류한 다음 사람이 ‘날림’으로 심사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됐다.

그러자 선관위는 이번 4.13 국회의원 선거 개표에 ‘투표지심사계수기”라는 기계장치를 도입했다.

이 심사계수기에 이전 개표장치로 분류한 투표지를 올려놓고 사람이 눈으로 한번 훑어보는 것으로 개표 심사를 마치도록 한다는 것. 그런 과정으로 개표기계장치를 보조적으로 사용했다는 명분을 충족시키겠다는 의미다.

‘투표지분류기’와 ‘심사계수기’는 단계가 분리돼 있다. ‘분류기’로 분류한 투표지를 ‘계수기’에 올려놓고 심사를 한다. 만일 이 두 단계를 붙여놓으면? 투표지분류기로 분류하는 도중 심사계수기를 통과하는 투표지를 사람이 한번 보는 것으로 개표심사까지 마치는 셈이다.

분류기는 1초에 5~6장씩 투표지를 분류하고, 계수기는 1초에 4~5장씩 심사를 한다. 사실 속도는 거의 비슷하게 진행된다.

이렇게 빠른 속도록 투표지 분류와 개표심사가 진행되면, 투표지 속에서 무효표나 혼표를 정확히 구별해낼 수 있을까? 눈 깜짝할 새 투표지가 몇 장씩 넘어가는데?

그게 구분이 가능한 개표사무원들이라면 왜 ‘전산 기계장치를 사용해야 하는가? 그냥 한 번에 사람이 개표를 하면 간단한데, 그냥 투표함에서 꺼낸 투표지를 후보자별로 구분하고 심사집계부에서 확인만 하면 간단한 일이다. 그걸 구지’ 투표지분류기‘, ’심사계수기 ‘를 도입해 사용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무엇보다 문제는, 그런 기계를 놓고 개표하는 게 정말 정확한지 객관적으로 입증된 자료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 증명이 없으니 ‘심사계수기 ‘는 공직선거 개표에 사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없다.

이런 엉터리 방식으로 개표를 진행하고, 각 위원이 투표구별 투표수 검열을 거쳐 개표상황표 공표로 이어지기까지 1~2분 사이에 끝낸다. 투표구별 투표수가 약 2,000장 정도는 되는데 그걸 1~2분에 한다? 참으로 대단한 능력자들이다.

그렇게 할 방법은 그냥 투표지 바구니를 한번 만져보거나 투표지 다발을 훑어보고 개표상황표에 도장을 찍어야 가능한 시간이다.

우리나라 개표,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할 것인가?

사람이 개표하는 걸 쉽게 하려고 도입했다는 전산조직과 기계장치들, 이런 장치들을 개표의 ‘주’ 수단으로 사용하고 사람이 들러리 서는 식이면 곤란하다. 그건 엄연한 위법이다.

사람이 개표하고 개표에 사용하는 도구는 ‘전자계산기’나 ‘지폐 계수기’ 정도로 국한해, 사람이 한 개표를 검산하는 정도의 용도로 사용하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현재처럼 투표함 수백 개를 한 개표소에 모아 개표하는 방식이 아닌, 투표한 곳에서 바로 개표하도록 선거법 개정이 꼭 필요하다. 투표소에서 개표하면 투표지분류기나 심사계수기는 필요 없다.

무엇보다 개표시간이 1~2시간이면 끝난다. 그러면 밤샘 개표할 필요도 없고, 개표를 위해 동원할 수십만 인력도 필요 없다. 개표를 위해 동원된 인력 인건비를 생각해보라. 그거 다 국민이 낸 세금이다.

개표소에서 개표사무원들이 하는 소리를 들었다. “자정이 넘으면 일당이 두 배다.” 자정 전에 끝낼 일도……. 그래서인지 개표사무원들이 천천히 일하는 것처럼 내 눈에는 보였다.

사진72014053134261657

_DSC281.1

maxresdefaultMAH00102.MP4_000088163

_DSC2824

_DSC2807.

MAH02840.MP4_000036464

_DSC2845

2 comments

  1. 정말이다. 이 사실에 대한 인식이 유권자들에게 확산되어 여론을 환기시켜야 한다. 정치권은 이런 인식이 거의 없는 한심한 수준이다. 전에 청계광장에서 세월호 특별법 서명과 함께 투표소수개표법 섬을 받다가 정세균과 박영선을 만나 서명을 부탁했더니 투표소수개표법 입법청원에 대해서는 자기들이 서명하면 여당에서 야당국회의원들이 시켜서 한 일이라고 하기 때문에 해 줄 수 없다고 하는 한심한 답변을 들었다. 그러나 다른 날 정청래는 해 주었다. 당시 통진당 의원들도 해 주었다.

    정치권의 인식이 저조하고 한심한 것은 강동원 의원을 공천탈락시킨 데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국회로 이것을 인식시켜야 한다.
    압력을 넣어야 한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