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함 봉인 빠져도…선관위회의 판단으로 개표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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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인 빠진 사당제3동사전투표소 투표함 4.13 총선 개표. 서울 사당제3동사전투표소 투표함 두 개 중 1일 차 투표함의 봉인이 빠진 채 발견됐다.
ⓒ 동작구 개표참관인

지난 4.13 총선 개표 당시 서울 동작구 을 개표소에서는 봉인이 빠진 투표함이 발견돼 개표참관인 이의제기가 있었다. 하지만 선관위는 봉쇄(잠금장치)는 이상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개표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이의제기하던 개표참관인이 퇴장 당하기도 했다.

이런 소동은 당시 현장에 있던 개표참관인이 사진과 영상을 찍어 기자에게 제공해 주어 확인됐다.

개표소에 반입된 투표함에는 봉쇄(잠금장치) 후 봉인이 모두 돼 있어야 한다. 개표참관인은 투표함의 봉인 상태를 보고 투표함의 이상 유무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봉인지와 봉쇄용 잠금장치는 선관위가 제작해 사용한다.

봉인이 빠진 채 개표소에 반입된 투표함은 사당제3동 사전투표소(관내) 1일 차 투표함이다. 투표함 세 곳에 붙어있어야 하는 봉인지가 두 곳에만 붙어있었다. 측면의 봉쇄(잠금장치) 위에 붙여야 하는 봉인지 하나가 부착돼 있지 않았다. 또 이 투표함에 인쇄돼 있던 글씨도 일부 떨어져 있었다. 투표참관인들은 이런 이유를 들어 의혹이 해소되기 전에는 이 투표함을 개함하지 말 것을 선관위에 요구했다.

하지만 동작구 선관위원장은 “봉인이 미부착된 것으로 확인되었으나 봉쇄상태는 세 곳 모두 정상적인 것으로 판단해 개표참관인의 개표중단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이에 선관위는 투표함에 이상이 없다고 판단해, 사당3동 투표함의 개함을 선언하므로 개함하여 주시기 바란다”라고 발표했다. 그러자 일부 개표참관인은 “개표를 인정할 수 없다. 이의제기를 한다”고 소리쳤다.

선관위원장이 개표를 진행하라고 발표하자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은 투표함에 붙어있던 나머지 봉인지를 모두 떼어내고, 봉쇄 부분 잠금장치를 니퍼로 자른 뒤 투표함에 든 투표지를 테이블 위에 쏟고, 개표를 그대로 진행했다.

개표참관인은 계속해서 관내 사전투표함 2개 중에 봉인이 빠진 1일 차 투표함만이라도 별도로 개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선관위 직원은 투표함을 분리해서 개표하려 하지 않았다. 관내 사전투표는 1일 차와 2일 차로 투표함이 나뉘어 있지만, ‘개표상황표’는 사전투표소 단위 1장으로 작성하기 때문에 개표를 1일 차와 2일 차로 나눠서 진행할 수는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결국, 사당3동 사전투표지는 투표지분류기 단계에서 1일 차 매수를 확인해 보는 것으로 상황이 정리됐다. 투표지분류기 개표사무원은 1일 차 투표지 수량을 확인한 다음 그 기록을 지우고 1일 차 2일 차 투표지를 모두 섞어 분류했다.

동작구 선관위 관리계장은 지난 4월 25일 기자가 ‘투표함 봉인이 빠져 개표참관인 이의제기를 해도 무시하고 개표를 할 수 있는지 묻자 “봉인지가 빠진 투표함을 개함한 것은 공직선거법 제180조에 따라, 정당 추천 위원들을 포함해 구성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회의를 거쳐 결정한 일”이라고 말했다.

공직선거법 제180조(투표의 효력에 관한 이의에 대한 결정)
① 투표의 효력에 관하여 이의가 있는 때에는 구·시·군 선거관리위원회는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의결로 결정한다.
② 투표의 효력을 결정함에 있어서는 선거인의 의사가 존중되어야 한다.

또 당일 개표참관인의 이의제기로 개표가 상당히 지체되었고, 이의제기하는 과정에서 퇴장당한 개표참관인도 있었다고 밝혔다. 개표소에서 퇴장 조처된 개표참관인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개인정보’ 부분도 있어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그리고 사당3동 사전투표 1일 차 투표함의 봉인이 빠진 것과 개표참관인이 이의제기한 사실은 개표록에도 기록해 두었다고 한다.

투표함 봉인지가 왜 빠진 것이냐는 기자의 물음에 동작구 선관위 관리계장은 “투표를 마친 투표함은 반드시 봉쇄, 봉인해야 하는데, 투표함 잠금장치 위에 붙어야 하는 봉인지 하나가 빠지는 실수가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사전투표 투표함을 선관위가 보관하던 도중에는 결코 봉인지를 훼손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선관위가 사전투표함을 보관하는 전 과정을 CCTV로 녹화해 두었으니, 중앙선관위에 정보공개 청구해 확인해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동작구선관위 관리계장은 “사전투표를 진행하느라 선관위 직원들도 많이 힘들어 했는데, 개표소에서 봉인지가 빠진 투표함이 발견돼 자신도 놀랐다”며 ‘철저하게 선거 관리를 한다고 했는데 이런 일이 발생해 많이 아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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