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개표참관인이 선관위원장에게 외쳤다. “지금이 5공 시절이냐?”

4.13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어느 때보다 개표참관인들이 개표참관 활동을 열심히 했다. 개표참관인이 적극적으로 개표 참관을 하면서 선관위 위원들과 마찰도 있었다. 특히 개표참관인이 선거관리위원의 투표수 검열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영상을 촬영하면 선관위원들이 불편해했다.

개표참관인들은 공직선거법에 따른 개표참관 요령을 사전에 공부해서인지 카메라를 들고 개표소 안을 누비며 개표참관을 했다. 개표참관인은 개표소 안에서 개표 진행 상황을 감시하기 위해 언제든지 순회·감시 또는 촬영할 수 있다고 공직선거법에는 규정되어 있다.

공직선거법 제181조(개표참관) ⑧ 구·시·군 선거관리위원회는 개표참관인이 개표에 관한 위법사항을 발견하여 그 시정을 요구한 경우에 그 요구가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
⑨ 개표참관인은 개표소 안에서 개표상황을 언제든지 순회·감시 또는 촬영할 수 있다.

제20대 총선 개표일이던 지난 4월13일, 인천 남구선관위 개표소에서는 투표함 관리번호가 적혀 있지 않은 투표록이 나왔다. 이에 개표참관인이 이의제기를 하고 개표록에 기록해 줄 것을 선관위에 요청했으나 남구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이의제기를 받아들이지 않고 개표를 진행했다. 그러자 개표참관인이 “여기가 재판정이냐? 지금이 5공 시절이냐?”라고 선거관리위원석을 향해 소리를 지르며 이의제기를 했다.

인천 남구선관위에 확인한 결과, 주안7동 투표구 투표록에 투표함 관리번호를 기재하지 않은 사실에 대해 투표록을 작성한 직원을 불러 실수를 확인하고, 선거관리위원장이 개표소에서 위원회를 소집 회의를 거쳐 개표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또 개표참관인이 이의제기한 사실에 대해서는 개표록에 기록해 놓았다고 말했다.

지난 18일에는 선거 감시활동을 하는 ‘시민의 눈’ 회원들이 ‘선거관리위원이 개표참관인에게 막말했다’며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서울 도봉구 선관위 앞에서 열기도 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뒤에 도봉구 선관위를 찾아가 ‘선관위원 막말 진상조사 촉구 서한’을 제출했다.

도봉구 선관위 개표소에서 4.13 총선 개표참관인을 한 ‘시민의 눈’ 회원이 인터넷에 올린 내용을 보면, 개표참관을 하던 중 한 선거관리위원으로부터 “뭘 계속 쳐다봐? 어디서 와가지고 XX이야!”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당시 상황에 대해 도봉구 선관위 관리계장은 “개표참관인이 위원검열석 가까이서 개표참관을 하면서 벌어진 일로, 큰 소동 없이 정리된 일”이라고 말했다. 어느 정도로 근접한 위치에서 개표참관을 해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영상이 있냐고 물으니 “당시 현장 영상이나 개표소 전체를 찍은 CCTV는 없다”고 대답했다.

막말 논란에 대해 도봉구 선관위는 “현재 진상조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 결론이 날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한편 기자가 해당 선관위원과 접촉하고자 했으나 도봉구 선관위가 “개인정보라 연락처를 가르쳐 줄 수 없다”며 함구해 연락이 불가능했다.

개표소 선거관리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개표참관인을 제지하는 상황도 있었다. 지난 21일 ‘시민의 눈’ 게시판에 한 회원은 서울 성북구 개표소에서 찍은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을 보면 선관위 직원과 선관위원장이 개표참관인에게 ‘위원검열석에서 떨어진 곳’에서 참관하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선관위원장은 개표참관인이 개표소 안에서 사진을 촬영할 수 있음에도 “촬영을 허락하지 않았다”고 참관인에게 말하기도 한다. 위원장이 개표참관인에게 계속 한 발짝씩 뒤로 물러나라고 말하자 개표참관인은 “여기서는 볼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라고 불만 섞인 말을 한다.

개표참관인이 선관위원장에게 “이렇게 하는 근거가 무엇이냐”고 묻자 위원장은 “감독지휘권이 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위원장 자신을 모 지방법원 판사라고 소개했다. 선관위원장이 개표참관인에게 직접 말하자 개표참관인들은 멀어서 글씨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더는 이의제기를 하지는 못했다.

이에 대해 성북구 선관위 관리계장은 “선거관리위원장은 개표참관인들에게 개표 참관을 하지 못하게 하지는 않았고, 개표참관인에게 개표소 안에서 촬영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률규정은 없다”고 답했다. 그리고 “다만 개표소 질서유지를 위해 영상 촬영은 위원검열석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해 달라고 개표참관인에게 요청한 것”이라고 한다. 이에 개표참관인들도 별다른 이의 제기를 하지는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개표참관인이 어느 정도로 위원검열석 가까운 곳에서 참관했기에 위원장이 직접 나서 그런 것인지 확인해 볼 수 있는 선관위 영상이나 개표소 전체를 찍은 CCTV 영상이 있는지 물어봤으나 성북구 선관위는 “개표소를 찍은 영상은 없다”고 기자에게 대답했다.

4.13 총선 선관위 개표매뉴얼에는 “개표참관인 등이 개표소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 그 상황을 녹음, 녹취하여 증거보전신청에 대비함”으로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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