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알바 투·개표참관인, 세금 낭비 들러리 짓 그만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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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6. 4 지방선거 개표소 모습. 개표참관인 몇 명이 넓은 개표소 안에서 몇 시간 동안 서성인다. 뭘 보는지 모르겠다.

 4.13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투표참관인, 개표 참관인이 제대로 와치 독(watchdog 감시인)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투개표 참관인에게 지급돼야 할 예산은 수십억 원에 이르는데, 그 가치를 제대로 살리려면 참관인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대통령, 국회의원, 지자체 선거 등, 공직선거법에 따른 선거를 하려면 투·개표 참관인이 반드시 입회해야 한다.

공직선거법에는 투표참관인(공직선거법 제161조 ①)과 개표 참관인(제181조 ①)을 투개표 과정에 참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후보 측이 참관인을 추천하지 않으면 선관위가 선정해서라도 참여시켜야 될 정도로 필수적이다.

그런데 1994년 3월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이 제정된 이후, 투·개표 참관인들이 부정선거 사실을 발견해, 관련자들이 징계나 처벌을 받게 한 사례는 없다고 한다.

중앙선관위에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인해보니, 중앙선관위가 창립된 1963년 1월 이후 지금까지 투개표를 잘못해 징계 받은 개표사무원이나 선거 관리 위원이 없었다.

그동안 몇 차례 투표와 개표 과정을 지켜본 기자로서는 투·개표 참관인이 과연 위치도 그(watch dog, 감시인)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매우 회의적이다. 투개표 과정의 불법을 발견하기는 매우 어렵다.

투·개표 참관인은 6시간 이상 근무를 하면 수당 4만 원과 식비를 받는다. 짧은 시간 편하게 일하고 돈을 받으니 선거 때에 신청자가 적지 않다. 투표참관인들은 대부분 중노년 아주머니들이 한다. 투표일이 평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투표참관인은 투표일 오전 오후로 나눠 투표소 지정 의자에 앉아 투표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을 한다. 오전에는 투표함을 설치할 때 입회하고 오후에는 투표함을 마감해 개표소로 이동할 때까지 동행하기도 한다.

개표 참관인은 개표소에서만 일을 한다. 정당별로는 6명, 무소속은 3명을 후보자 측이 추천해 선정한다.

개표 참관인들은 후보자를 대신해서 개표 과정을 살피는 일을 한다. 선관위가 개표절차를 어겨 개표를 진행하면 이의를 제기하고, 바르게 진행되도록 조치해야 한다.

이들 개표 참관인의 시정 요구를 현장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당선무효소송’이나 ‘선거무효소송’을 해야 하고, 그때에는 개표 관련 중요한 증언도 해야 한다.

지난 대선 개표상황표를 살며 보면, 유권자에게 교부한 투표용지가 사라진 경우도 있고, 투표용지 교부 수보다 많은 투표수가 투표함에서 나오기도 한다.

이런 경우라면 분명히 ‘투표수 증감’에 해당하는 위법이 벌어진 것인데, 투개표 사무원이 현장에서 문제를 삼지 않고 개표는 그대로 진행되었다.

기자가 ‘투표수 증감 이유’를 선관위에 물어보니 “투표용지를 유권자에게 교부했으나 유권자가 투표함에 넣지 않고 가져간 경우로 본다”라고 한다. 그 말이 맞는 것인지 투표참관인에게 확인해 볼 수도 없으니 그저 그런가 보다 해야 한다.

투표용지 교부 수보다 더 많은 투표수가 나온 경우, 이에 대한 선관위 측의 명확한 해명은 아직까지 듣지 못 했다.

투표참관인이 하루 2교대로 투표함 앞에서 투표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일이다. 그런데 눈앞에서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지 않고 갖고 가도 모르다니, 투표참관인이 역할을 다 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개표 참관인 도 ‘개표 감시인 역할’에 무능하기는 마찬가지다. 근본적으로 개표 참관을 규정대로 할 수 없는 시스템이다.

개표 참관인을 정당 후보는 6명, 무소속은 3명을 각각 개표소에 보낸다. 이번 4.13 총선 때는 이들 참관인 전체 인원의 20%를 선관위가 추가로 선발한다. 후보 측 참관인 합이 20명이면 선관위가 4명을 추가해 전체 개표 참관인은 24명이 된다.

그런데 현재 집중식 개표소에는 개표사무원 약 250여 명이 나눠서 개표를 한다. 후보 측이 보낸 개표 참관인 6명으로 개표사무원 250명이 진행하는 개표를 참관하기란 사살상 불가능하다.

개표 참관인은 개표사무원으로부터 1m 이상 떨어진 장소에서 개표 장면을 지켜봐야 한다. ‘투표지분류기’에서도 1m 이상 떨어진 곳에서 봐야 하는데, 1분 300장 이상 빠르게 분류되는 투표지 속에서 이상이 있는지 찾는 일은 사실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투표지 분류기는 서울 지역의 경우 개표소 별로 10대 정도 운용한다. 투표지 분류기는 분류된 투표지를 여러 후보자별로 나누기 때문에 참관하기 힘들다.

개표소에서는 개표 참관인이 이의를 제기해도 묵살되는 경우가 많다.

개표를 관리하는 측은 수년 동안 개표 업무를 하다 보니 전문가인 체 행세를 한다. 반면 개표 참관인은 당일 개표소에 처음 가 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러니 어리숙한 개표 참관인이 이의를 제기해도 선관위 측은 대수롭지 않게 넘기거나, 지적받은 당시의 상황을 살짝 모면하고 그대로 진행한다. 휘리릭 개표는 성행한다.

개표 참관인이 이의를 제기하면 마치 개표 진행을 방해하는 것처럼 핀잔을 주기도 한다. 한마디로 개표 참관인을 무시한다.

기자는 2014년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때 투표와 개표 장면을 참관했다. 개표소 모습은 일사천리로 개표가 진행되는 분위기였다. 빨리빨리 진행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 조급해 보였다.

그런 분위기에서 개표를 규정대로 하라고 ‘개표사무원’에게 요구하기는 어려웠다. 또 개표 참관인이 지켜보고 있으면 개표사무원이 불편하다는 듯 힐끔힐끔 눈총을 줘 참관인을 쫓아버리곤 했다. 개표사무원이 개표 참관인을 대하는 태도는 결코 호의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런 푸대접을 받아 가면서, 개표 참관인은 넓은 개표소 안을 몇 시간 동안 뱅뱅 돌다 집으로 돌아간다.

개표 때 문제가 될 수 있는 여러 절차들, 투표수 확인, 기표 상태 수개표 확인, 투표지 위원 검열, 위원장의 개표상황 표 공표, 개표 결과를 언론에 제공하기 위해 컴퓨터에 입력하는 과정 등등에서 개표 참관인의 참관은 배제되었다고 본다.

사실 이 과정에 개표 참관인이 입회를 해도 무엇이 문제인지 알지 못한다. 개표 문제에 대한 사전 교육도 없이 개표 참관인을 개표소로 보낸다. 그리고 후보자는 TV로 발표되는 선관위의 개표 자료 발표를 본다.
그런 식으로 개표 참관을 해서는 결코 개표부정을 발견할 수 없다.

하지만 이들 개표 참관인이 현장에 있음으로 인해 “개표부정이 없었다”라고 선관위는 주장을 펼친다. 개표소에 후보 측 개표 참관인이 철저히 입회했으니 개표부정은 결코 일어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과연 그런가?

첨부하는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저렇게 넓은 개표소에서, 개표사무원 수백 명이 나눠서 개표를 진행하는데 고작 개표 참관인 6명이 다 볼 수 있겠는가? 그냥 들러리 서는 게 아니고?

18대 대선 투표구별 개표상황표를 공포 순으로 놓고 보면, 1~2분 간격이 대부분이다. 투표구별로 수천 장 투표지를 1~2분 간격으로 검열하고 발표하는 것을, 어떤 방법으로 개표 참관을 할 수 있으랴.
투표와 개표의 참관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백여 개 투표함을 한 개표소에 모아, 투표지 수십만 장을 불과 서너 시간 만에 개표를 한다. 이렇게 빠른 개표를 하면 규정대로 개표 참관을 할 수 없다.

개표를 개표 참관인이 충분히 지켜보는 상황에서 해야 한다. 그래야만 개표 부정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개표 참관인이 개표 과정을 참관할 수 없는 식으로 운영하면서, “개표 참관인이 지켜봤으니 개표부정은 없었다”는 소리를 하는 건 곤란하다.

개표 참관인이 개표의 전 과정을 지켜보려면 ‘투표한 곳에서 개표’를 해야만 가능하다. 미얀마에서 개표하는 식으로 투표한 곳에 개표를 하면 간단하다. 개표부정도 없고 비용은 덜 든다.

전국 단위 공직 선거에는 수십만 명의 투개표 인원이 동원된다. 19대 총선 투개표 참관인은 8만 6324명이었다. 이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국민 세금으로 된 예산은 수십억 원에 이른다. .

투개표 참관인들이, 자신이 투개표 과정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한데 동원되고, 이들에게 국민 세금을 수당으로 퍼 준다면 그건 큰 낭비다.

공직선거법에 따른 투표와 개표 참관인 제도를 운용하려면 이들로 하여금 제대로 참관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피 같은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예산낭비 좀 하지 말길 진심으로 바란다.

개표참관인 수당

서울강서구4
투표지분류기로 계산한 투표수와 심사집계부에서 확인한 투표수가 다르다. 개표참관인이 현장에서 이런 투표수 증감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