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국회의원 선거 개표, 위법 논란 휩싸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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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6.4 지방선거 위원검열 모습. 투표지는 살펴보지도 않고 개표상황표에 도장을 찍어 공표하는 모습이 보였다.

4월 13일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개표절차와 관련한 공직선거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위법 논란에 휩싸일 수도 있어 보인다.

선관위는 개표할 때 위원검열의 방식 등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지만 19대 국회 종료 때까지 개정안은 통과하지 못했다. 또 강동원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한 ‘투표소 개표’를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도 입법 처리되지 못했다.

현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국회의원 선거는 여러 투표함을 모아 한 곳에서 집중식 개표를 한다. 개표절차는 투표지정리→ 투표지분류기로 분류→ 심사, 집계→ 위원검열, 공표 순서로 진행한다.

법상으로 국회의원 선거의 개표는 사람이 해야 하고 ‘전산조직에 의한 개표(전자개표)’를 할 수는 없다. 그런데 선관위는 컴퓨터로 제어하는 ‘투표지분류기’라는 기계장치를 개표에 사용한다. 선거구별로 수십만 매에 이르는 투표지의 개표를 신속하게 하기 위함이다.

선관위는 공직선거 개표에 이 분류기를 사용해 후보자별로 투표지를 분류하고 집계하면서도 ‘전자개표’를 하는 건 아니라고 한다. 분류기를 거친 뒤 심사집계부와 위원검열 단계에서 모두 육안 확인심사를 하기 때문에, 분류기는 그저 투표지를 후보별로 분류하는 단순 기계장치일 뿐이라는 이유를 댄다.

현 공직선거법 규정대로라면 이 분류기를 돌린 투표지는 심사집계부와 위원검열 단계에서 사람이 육안으로 확인, 심사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 ‘집중식 개표’를 하면서 선거법 규정에 맞게 개표를 진행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실제로도 투표지분류기로 분류한 투표지는 이후 약식으로 개표를 진행해 왔다.

18대 대통령선거 개표에는 투표지분류기 1392대를 사용했다. 서울 25개 지역선관위에서 분류기 250대를 사용했다. 서울 630만7869표를 25개 선관위가 나눠 개표하는데 걸린 시간은 약 4시간 정도다.

투표지분류기는 분당 300여 장 정도의 투표지를 후보자별로 구분하고 분류한다. 사람이 개표를 하는 심사집계부와 위원검열 단계는 분류기보다 시간이 더 걸리기 마련이다.

특히 위원검열은 한 위원이 검열하고 다음 위원에 넘겨 진행하고, 마지막으로 위원장이 개표상황표에 서명 또는 날인을 해 공표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린다.

예를 들어 1개 지역선관위의 투표수가 약20여만 매라고 할 때, 각 위원이 투표지분류기 속도로 검열을 진행해도 666분(11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현재는 불과 서너 시간에 지역선관위 개표를 마친다.

투표지분류기로 10여 분 걸려 분류한 투표수를 1~2분 만에 위원검열을 끝내고 공표한 개표상황표가 대부분이다. 이것은 공직선거법 제178조3항을 위반하는 것이다.

따라서 투표지 분류기 다음 단계인 심사집계와 위원검열에 대한 선거법 개정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기자는 작년 8월 28일 현 공직선거법 상 심사집계와 위원검열을 위법하게 했을 때의 문제점에 대해 선관위에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그 내용은, “투표지분류기로 분류한 뒤 개표를 날림으로 하는 경우”, “심사집계부에서 투표지를 한장 한장 심사하지 않고 휘리릭 훑어보고 끝내는 경우”, “개표상황표를 공표하기 전에 위원들이 투표수를 규정대로 검열을 하지 않은 경우” 등을 했을 때 개표의 효력에 관해서다.

이에 대해 선관위는 “개표상황표의 무효 여부는 선거쟁송의 절차를 통해 판단해야 할 사항”이라는 것이다.

중앙선관위 선거국 관계자는 “개표가 잘못 진행되면 개표참관인이 개표현장에서 시정 요구를 해 바로잡을 수 있다. 개표상황표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공표되었는지 여부는 선거소송 등을 통해 판단해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사집계부의 육안 확인심사를 위해 ‘속도를 늦춘 계수기’를 도입해 4.13 총선 개표에 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현 공직선거법 제181조1항에 따라 개표를 하려면 ‘개표참관인으로 하여금 개표소 안에서 개표상황을 참관하게 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이 있다.  계수기를 비롯해 수십여 단계로 나눠 개표를 진행하면 개표 참관을 제대로 할 수 없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선거권자의 신청을 받아 개표참관인 수의 100분의 20 이내에서 개표참관인을 추가로 선정하여 참관하게 할 수 있게 법이 개정되었다”고 말했다.

선관위의 이런 조치와 해명에도 불구하고 현 공직선거법에 따른 집중식 개표를 할 때 개표가 적법하게 진행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위법하게 진행할 수밖에 없는, 개표 절차와 관련한 공직선거법을 바로잡지 않고 진행한 선거로 인해 국회의원의 정통성과 자격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하게 될 것을 우려한다.

아래는 정보공개청구해 받은 선관위 답변을 정리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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