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개표장치…한나라당 펄쩍, 민주당은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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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논단 2007년 4월호에 주성영 국회의원(한나라당 소속 18대 국회의원)이 “17대 대선 개표는 손으로 하라”는 기고를 했다.

‘수개표인가 전자개표인가’라는 소제로 시작되는 주성영 의원 글은 8페이지에 걸쳐 ‘전자개표가 왜 불법이고 사용하면 안되는지 서술돼 있다.

주 의원이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이고 또 검사 출신이어서인지 ‘전자개표의 위법함과 사람이 개표하는 수개표 필요성’을 잘 지적한 글이다.

개표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라면 잘 알다시피, 전자개표기(개표기) 도입은 2002년 지방선거 개표 때 부터 이고,  같은 해 16대 대통령선거(당선자 노무현 후보) 개표, 2007년 17대, 2012년 18대 대선 개표까지 계속 사용하고 있다.

대선 개표에 전자개표?

현 공직선거법에 의하면 종이로 된 공직선거 투표지의 개표를 전자적 방식으로 할 수 있는 규정은 없다.  전자개표를 했다면 적법한 개표관리가 아니라서 당선무효나 선거무효에 해당한다고 해 소송이 벌어진다.

한나라당도 2002년 대선 직후 이 문제를 들어 ‘당선무효소송’를 냈고, 2003년 1월 27일에는 16대 대선 투표지 1104만 표에 대한 법원의 재검표도 했다. 그리고 16대 대선 선거무효소송(대법원2003수26)에서도 주요한 쟁점이었다.  2007년 4월에 쓴 주성영 의원 글도 이전 소송의쟁점과 거의 같은 내용이다.

‘종이로 된 투표지를 쓰는 공직선거 개표에 전자적 방식으로 진행하면 위법하다’는 사실을 한나라당 측은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민주당은 어떠한가?

민주당은 침묵으로 일관한다. 뭔가 큰 잘못을 저지르고, 드러나지 않기를 바라는 모습처럼 보인다.

전자개표기 문제는 강동원 국회의원(새정치민주연합 남원, 순창)이 “투표소 수개표”  관련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2014년 12월 29일 발의한 것 이외, 다른 국회의원들은 철저히 외면하는 듯 하다.   그것은 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였던 문재인의원도 마찬가지다.

민주당 측에서 ‘전자개표’의 부당함을 지적하는 의원들은 보이지 않는다.

왜 그런가? 혹시 자신(국회의원)들의 선거 개표도, 적법하지 않은 ‘전자개표’를 한 사실이 알려지기 바라지 않기 때문인가?  아니면 전자개표 문제가 드러나면  2002년 치룬 제16대 대선 개표 역시 적법하지 않은 방식으로 개표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게 두렵기 때문인가?

주성영 전 한나라당 의원이 했던 ‘전자개표는 안 되고 수개표해야 한다’라는 주장들도 이명박,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면서 한나라당에서는 사라졌다.

민주당 측은 2002년 16대 대선 이후 전자개표기를 사용하면 안 된다는 주장을 하지 않고, 한나라당은 2007년, 2012년 두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에는 주장하지 않는다. 두 당이 모두 입 닫고 있는 모양세다.

하지만 이 개표기를 처음 도입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 기계는 명칭만 ‘개표기’에서 ‘투표지분류기’로 바꿨을 뿐이지 작동원리는 같다. 그리고 이 기계는 개표를 보조하는 것일 뿐 다음 단계에서 사람이 전부 수개표해야 한다는 원칙이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실제 개표장면을 보면 개표기는 보조적이 아닌 주 장치로 사용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2002년과 2007년 한나라당이 했던 주장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데, 이제는 어느 당도 ‘전자개표를 하면 안 되고 수개표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지 않는다.

왜 그런가? 전자개표기를 쓴 선거에서 이긴 바 있는 민주당, 한나라당, 새누리당 측은 이 문제에 대해 왜 입을 닫는가? 그 개표기계를 가운데 놓고 볼 일 다 봤으니 이제 유권자 눈만 피하면 되겠다고 판단하기 때문인가?

개표 과정에 있어 어떤게 불법인지조차 모른체 투표소로 향하는 유권자들만 불쌍하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