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지폐계수기 돌리면서 개표심사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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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가 2016 413일 실시되는 20대 국회의원선거’ 의 개표를 할 때, 계수기를 돌리면서 육안 심사를 병행하겠다며 속도를 늦춘 계수기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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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선, 심사집계부에서 계수기로 투표지를 세는 모습

그 동안 공직선거 개표 때 육안 심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투표지 다발을 들고 휘리릭훑어보거나 계수기만 돌리고 끝내는 게 확인되어 개표관리를 선관위가 잘 못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실제로 투표수 2213매를 단 2분  만에 심사집계와 위원검열을 거쳐 득표수가 확정 공표한 경우도 있다. 1분에 1000장씩 세는 지폐계수기보다 더 빠르게 개표를 진행했다는 기록이다.

18대 대통령선거 경북 구미시 양포동 제 8투표구(투표수 2213) 개표상황표를 보면 투표지분류기로 1차 분류를 마친 시각이 2012.12.20 00:53분이다위원장이 개표상황표를 공표한 시각이 00:55분이다.  투표지 2213매를 개표하는데 걸린 시간이 단 2분이니, 투표지분류기 이후 단계인 심사집계부와 위원검열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선관위가 피하기는 어렵다.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 지방자체선거의 개표는 전자개표를 할 수 없다투표지분류기를 쓰는 경우에는 심사집계부와 위원검열 단계에서는 모든 투표지를 육안으로 확인·심사를 해야 한다. 투표지분류기는 개표를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8대 대통령선거 때 찍은 개표 영상이나 6.4 지방선거의 개표 장면, 그리고 개표상황표에 기록된 시간을 보면, 투표지분류기로 분류한 뒤 심사집계부와 위원검열의 절차가 거의 생략되다시피 했다. 심사집계부에서는 투표지를 ‘휘리릭’ 훑어보거나 계수기로 돌리고 끝내고 위원검열은 투표지 대부분은 만져보지도 않고 개표상황표에 도장만 찍어 공표했다.

이렇게 개표 심사가 부실하게 진행되었다는 지적이 일자 선관위가 내 놓은 대책이 ‘투표지를 계수기로 돌리면서 육안 심사를 병행’하겠다는 것이다.  선관위는 이런 방법으로 개표심사를 내년 총선 때 하기 위해 계수기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공직선거 의 개표에 계수기를 이용할 수 있는 근거로 선관위는 공직선거법 제178조②항을 들고 있다.  이 법 조항은 공직선거관리규칙 제993항에 있던 규정을 2014.1.17일 공직선거법으로옮겨 신설했다.  공직선거관리규칙 조항은 같은 날 삭제됐다.  

공직선거법 제1782항에는 ··군선거관리위원회는 개표사무를 보조하기 위하여 투표지를유·무효별 또는 후보자별로 구분하거나 계산에 필요한 기계장치 또는 전산조직을 이용할 수 있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이 조항에는 사실 ‘계수기’라는 기기명칭이 없다. 계수기는 투표지를 후보별로 구분하지도 못하고 계산하는 전산조직도 아니다.

 

그런데 1994.5.28일 제정된 공직선거관리규칙 제993항에는 계수기의 용도를 정확히 명기하고 있다. 당시 규칙에는 개표에 있어서 투표지를 계산하거나 검산할 때에는 ‘계수기’ 또는 전산조직을 이용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었다

18대 대선 개표매뉴얼에는 개표사무원이 투표지 전량을 육안으로 심사·확인해야 하고, 계수기 등을 이용하여 100매 묶음의 매수 재확인용도로써 계수기는 사용되었다.

 

기자는 중앙선관위 선거1과 관계자에게 계수기를 돌리며 개표심사를 병행하려는 게 맞느냐고 물었다. 답변은 “내년 총선 때부터 사용할 예정으로 현재 속도는 늦춘 계수기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또 계수기를 돌리면서 개표심사를 병행하는 게 적법하느냐는 질문에 계수기를 돌리면서 개표심사를 병행하면 안 된다는 법 조항은 없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개표사무원이 투표지의 기표상태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게 속도를 낮춘 계수기가 준비 되면 사전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자는 위원검열도 계수기로 하게 되느냐고 물었다. 선관위 관계자는  검열위원들에게 계수기를 돌리며 검열하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위원검열에 대해서는 구시군선거관리위원장을제외한 검열위원들이 개표소를 순회하면서 검열하는 식으로 검열방식을 바꾸기 위해 국회에 법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선관위가 계수기를 돌리며 육안심사를 병행하겠다는 것은 개표 원리에 맞지 않다. 사람이 개표한 뒤 숫자를 세기 위한 용도로 계수기 사용은 제한되어야 마땅하다.

예를 들면, 은행 무인자동입출금기(CD)에 현금을 입금할 때 먼저 돈의 종류와 입금할 금액을 확인한 뒤 자동입출금CD기에 입금을 한 뒤 처리된 액수를 확인하지 돈을 먼저 자동입출금기에 넣고 분류한 뒤 입금한 금액이 얼마인지 알려고 하지는 않는다.

개표도 마찬가지다. 먼저 투표지의 기표상태를 사람이 확인해 후보 별로 구분한 다음 투표지 숫자를 세는 게 정상이고, 계수기는 그런 용도로 이용해야 된다. 공직선거법 제1782항에 의해서도 계수기는 개표를 보조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지 사람이 해야 할 역할을 대신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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